기다렸다는 듯 야스쿠니신사 참배한 아베에…정부 “깊은 우려와 유감”

입력 2020-09-19 17:28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19일 오전 트위터에서 "오늘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고 이달 16일에 총리를 퇴임했다는 것을 영령에게 보고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아베 트위터 캡처

정부가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靖國) 신사 참배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했다. 아베 전 총리는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 사실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전했다.

정부는 19일 외교부 논평을 통해 “아베 전 총리가 일본의 식민침탈과 침략 전쟁을 미화하는 상징적 시설물인 야스쿠니 신사를 퇴임 직후 참배한 데 대해 깊은 우려와 유감을 표한다”며 “일본의 지도급 인사들이 역사를 올바르게 직시하고 과거사에 대한 겸허한 성찰과 진정한 반성을 행동으로 보여줄 때 주변국과 국제사회가 일본을 신뢰할 수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엄중히 지적한다”고 밝혔다.

아베 전 총리는 이날 오전 트위터에 “오늘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고 이달 16일에 총리를 퇴임했다는 것을 영령에게 보고했다”고 적었다. 아베 전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가 확인된 것은 6년 8개월여만이다. 퇴임한 지 일주일도 되지 않은 시점에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것이다. 야스쿠니 신사에는 극동 국제군사재판(도쿄재판)에 따라 교수형된 도조 히데키(東條英機·1884~1948) 등 A급 전범 14명이 합사돼있다.

총리 시절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해 일본 안팎에서 강한 비판을 받았던 아베는 ‘현직 총리’로서는 참배를 자제했다. 하지만 총리 자리를 벗어나 정치적 부담을 내려놓자마자 다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해 극우 성향을 드러낸 것이다.

앞서 아베는 재집권 1주년을 맞은 2013년 12월 26일 전격적으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해 일본의 침략전쟁을 정당화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당시 한국과 중국이 강하게 항의했고 미국도 실망했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후 아베는 일본의 패전일(8월 15일)이나 야스쿠니 신사의 봄·가을 제사에 공물 또는 공물 대금을 보내는 것으로 참배를 대신해왔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