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탈 쓰고 고개 푹” 9살 소년은 매일 10㎞ 걷는다

입력 2020-09-19 15:23
아시아원 캡처

인도네시아에서 탈인형을 쓴 채로 바닥에 쭈구려 앉아 있는 9살 소년의 모습이 포착했다. 이 소년은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매일 아침 10㎞씩 걷는 것으로 알려졌다.

싱가포르 뉴스매체 아시아원은 16일 인도네시아에 살고 있는 9살 소년 레한의 사연을 전했다. 레한은 해가 뜨기 전부터 일어나 밖으로 나갈 채비를 한다. 그는 매일 10㎞를 걸어 칼리만탄슬라탄 주의 잘란 가똣 수브로또로 이동한다.

목적지에 도착한 레한은 톰과 제리, 스펀지밥 등 만화 속 주인공 의상으로 갈아입는다. 그리고는 출근 차량으로 꽉 막힌 도로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신호 대기 중인 운전기사들과 직장인을 위해 과장된 제스처를 선보인다.

레한의 역할은 지루한 아침 출근길을 즐겁게 만들고 사람들의 시선을 끄는 것이다. 그는 “매일 다른 만화 캐릭터의 옷을 빌려 입어 사람들에게 신선한 모습을 보여주려 애쓴다”고 말했다.

일을 마친 레한은 벽에 기대어 잠시 휴식을 취했다. 무거운 탈인형을 벗고 팔짱을 낀 채로 허공을 바라보는 레한을, 길 가던 남성이 사진으로 찍어 SNS에 올렸다. 레한의 사연에 네티즌들은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레한은 왜 일을 하게 됐냐는 질문에 “가족들이 필요한 것을 사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그는 “매일 아침 10㎞씩 걷는 일은 매우 고되지만 엄마를 도울 수 있어 뿌듯하다”고 했다. 레한은 혼자 일하는 엄마를 도와 식료품 마련 및 집 임대료 등을 보태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지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