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에 몸부림치면서 노모 걱정” 포르쉐 피해자 누나의 글

입력 2020-09-19 14:26
온라인 커뮤니티, 국민청원게시판 캡처

부산 해운대 한 도로에서 7중 추돌사고를 낸 운전자로 인해 큰 부상을 입은 오토바이 운전자의 가족이 “앞으로 평생 장애를 안고 살아야 할지도 모른다”며 가해자에 대한 엄벌을 촉구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해운대 포르쉐 7중 추돌사고’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18일 올라와 이목을 모았다. 해당 청원은 19일 오후 2시 기준 8800개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청원 동의는 오는 10월 18일 마감된다.

청원인은 “저는 해운대 포르쉐 7중 추돌사고에서 가장 많이 다친 오토바이 운전자 큰 누나”라며 “우리 막내는 평소 근면성실하고 누구에게나 인정받는 속깊은 동생”이라고 운을 뗐다.

그는 “제 동생은 유명한 피트니스 강사지만 이번 코로나로 인해 새로운 일을 시작하려는 때에 사고를 당했다”며 “현재 두 번에 걸친 수술과 수개월에 걸친 치료를 받아도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 동생은 중환자실에서 고통에 몸부림치면서도 노모를 걱정하여 어머니께 알리지 말라고 한다”며 “마약을 먹고 운전하고, 사고를 내고, 증거인멸을 시도한 이 포르쉐 운전자는 이 사회에서 도저히 용납될 수 없는 범법자이자 범죄자다. 이 죄인에게 합당한 벌을 내려달라”고 호소했다.


14일 오후 5시43분쯤 부산 해운대구 중동역 인근 교차로에서 7중 충돌 사고가 나 운전자 등 7명이 다쳤다. 소방본부제공 제공

사고는 지난 14일 오후 5시42분쯤 해운대 한 도로에서 벌어졌다. 대마초를 피운 뒤 포르쉐 차량을 몰던 A씨가 7중 추돌사고를 냈다. 이 사고로 차량 9대가 파손됐으며 7명이 중·경상을 입어 병원으로 옮겨졌다.

당시 A씨의 포르쉐는 해운대구 중동 이마트 앞 교차로에서 오토바이와 승용차를 연달아 추돌했다. 이후 맞은편 도로에서 신호대기 중이던 버스 코란도 차량 등을 잇달아 들이받았다. 추돌의 충격으로 차량이 전복되면서 포르쉐는 가까스로 질주를 멈췄다.

A씨는 사고 이후 증거 인멸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포르쉐 훼손 정도가 심해 서비스센터로 차량을 보낸 사이 A씨는 지인을 치켜 차량의 블랙박스를 먼저 꺼내갔다. 이후 경찰이 블랙박스 행방을 묻자 그제서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운전자 A씨가 18일 오전 부산지법 동부지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고 난뒤 모습을 드러냈다. 연합뉴스

부산지법 동부지원은 18일 오전 포르쉐 운전자 A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했다. 이날 A씨는 모자가 달린 검은색 옷을 입고 마스크에 고개를 푹 숙인 모습으로 경찰에 호송됐다. 그는 취재진이 대마를 흡입한 이유가 뭔가라고 묻자 아주 작은 목소리로 “죄송합니다”라고 말했다.

경찰은 교통사고와 관련해 동승자 B씨에 대한 수사도 진행할 예정이다. B씨는 A씨의 약물 운전을 방조한 혐의를 받고 있다. 무엇보다도 B씨는 마약을 건넨 장본인으로 알려져 매우 중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두 사람이 마약을 어떻게 소지하게 됐는지 파악하기 위해 압수수색에 나서는 등 강제수사에 착수한 상태다.

김지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