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 시동 건 스가 日총리…휴대전화 요금 인하·디지털청 신설

입력 2020-09-18 18:11
스가 요시히데 일본 신임 총리가 17일 공식 취임 후 첫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신화 연합뉴스

스가 요시히데 신임 일본 총리가 취임하자마자 과감한 규제 개혁을 추진하고 나섰다. 내년 가을까지 디지털청을 신설할 계획도 밝혔다.

18일 일본 NHK방송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스가 총리는 이날 각 부처의 사무차관을 소집한 연락회의에서 “차관이 솔선해서 행정 수직을 타파하고 기득권, 나쁜 전례주의를 쫓아내고 대담한 규제 개혁을 추진해달라”고 지시했다.

우선 휴대전화 요금 인하와 디지털청 신설이 핵심 과제로 지목됐다. 가토 가쓰노부 관방장관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디지털청은 조기에 신설해야 할 필요가 있다”면서 “설치 시기 등 구체적인 것은 히라이 다쿠야 디지털 개혁담당상을 중심으로 관계 부처가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 디지털청을 신설하기 위해 내년 정기국회에 법안제출이 필요하다고 이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디지털청은 각 부처의 관련 조직을 일원화해 강력한 사령탑 기능을 갖게 될 전망이다. 최신 디지털 동향에 대응하기 위해 디지털청 수장을 정계 인사가 아닌 민간인으로 앉히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일본에서는 코로나19 감염 확산으로 이른바 아날로그 행정 문제, 사회의 낡은 규제, 뒤늦은 디지털화에 대한 대처가 긴급한 과제로 부상했다. 재난 속에서도 팩스로 정보를 교환하는 행정기관 탓에 감염 상황 파악과 분석, 신속한 대응이 어려웠다. 코로나19 확산에도 좀처럼 늘지않는 유전자증폭(PCR) 검사,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보건소·의료기관의 협력이 어려웠던 점 등 모두 수직 행정과 디지털화 등이 문제였다.

디지털청은 각 부처의 시스템 데이터 양식을 일괄적으로 통일할 전망이다. 부처 간 뿐만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와 행정 기관 사이에서도 원활하게 데이터를 교환할 수 있도록 행정 절차를 조정한다.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정책 효과 측정 등에서 활용할 수 있게된다.

휴대전화 요금 인하에도 나섰다. 스가 총리는 18일 다케다 료타 국가공안위원회위원장과 총리 관저에서 회담했다. 다케다 위원장은 회담 후 기자들에게 “휴대전화 요금 인하와 마이넘버 카드 관리 시스템 운영 J-LIS 개혁을 강력히 추진하도록 지시가 있었다”면서 “국민 생활과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가능한 빨리 결론을 내도록 전력으로 임하겠다”고 말했다.

스가 총리는 아베 신조 내각의 관방장관 시절부터 휴대전화 요금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해왔다.

스가 내각은 우리나라의 주민등록증에 해당하는 ‘마이넘버카드’의 보급 촉진 대책도 서두를 예정이다. 건강보험증 등 개인 식별을 위한 다양한 규격을 통합한다는 방침이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