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비수도권도 위험한 상황…비대면 추석이 진짜 효도”

입력 2020-09-18 17:35
사진=연합뉴스

방역당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를 ‘사회적 거리두기’로 간신히 억제하고 있다며 다가오는 추석연휴 기간 친지 방문 등을 최소화해달라고 당부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부본부장은 18일 충북 오송 질병관리청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이번 유행은 수도권이 중심이었기에 사실상 전국적으로 전파가 이루어진 셈이고, 어느 유행보다도 위험하고 아슬아슬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권 부본부장은 그동안 시행해 온 사회적 거리두기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면서도 “지금 상황은 용수철처럼 튀어 오를 수 있는 코로나19의 대규모 유행을 거리두기로 억제하고 있는 형국이다. 감염에 취약한 시설이나 장소에서 집단감염이 벌어졌을 경우 확진자가 또다시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권 부본부장은 특히 비수도권 감염 상황에 대해 “호흡기 감염병의 경우 확진자 수가 올라갈 때의 속도만큼 감소하는 게 아니다”며 “(국내) 교통, 물류 등의 현황을 보면 사실상 비수도권도 수도권만큼 위험하다”고 진단했다.

방대본에 따르면 최근의 전국 평균 ‘감염 재생산지수’는 1 미만이지만 수도권의 경우 1.06으로 추산된다. 전파력을 의미하는 재생산지수는 확진자 1명이 몇 명을 감염시키는지를 나타내는 수치로, 1.06이면 1명이 1.06명을 감염시킨다는 의미다. 이 지수가 1을 넘어 계속 올라가면 당국의 역학조사나 방역 대응이 쉽지 않다.

권 부본부장은 “최근 한 2주간의 분석 결과를 보면 전국적인 감염 재생산지수는 1이 안 된다”면서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수도권과 비수도권에 교류가 많을 수 있어 다가오는 추석 연휴를 상당히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개 고향에 계신 분들은 어르신일 가능성이 높다. 수도권이나 도심일수록 밀집도가 높고 코로나19 위험에도 노출돼 있을 수 있는데 이들이 고위험군을 찾아가는 형상이 되는 게 방역당국으로서는 두렵다”고 했다.

이어 “코로나19의 전국적 분포에 더해 고위험군에게 바이러스가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는 상황인 만큼 이번 추석에는 고향에 가지 않고 비대면으로 지내는 게 어쩌면 진정한 효도, 섬김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강조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