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없는 집에서 라면을 끓여 먹으려다 불이 나 초등학생 형제가 중화상을 입은 사건이 벌어져 많은 이들이 안타까워하는 가운데 아이들이 보호자 없이 과거 편의점에서 음식을 구매하는 모습이 공개됐다.
18일 YTN이 공개한 CCTV에 따르면 형제는 작은 키에 왜소한 체격이었다. 정확한 촬영 날짜는 알 수 없지만 민소매, 반바지 차림이었으며 보호자 없이 형제 둘이서만 편의점에 들어왔다. 형제는 킥보드를 문 앞에 세워넣고 15분 동안 편의점 이곳저곳을 다니며 익숙한 듯 노란 바구니에 음식을 담았다. 형이 물건을 고르는 동안 동생은 손에 물건을 든 채 편의점 안을 뛰어다니기도 했다.
인근 주민들은 형제가 또래 친구보다 훨씬 왜소했으며 저녁 때면 주먹밥이나 라면, 과자, 우유 등을 사러 분식점과 편의점에 들렸다고 말했다.
형제는 지난 14일 오전 11시10분쯤 인천 미추홀구 용현동 한 다세대주택에서 라면을 끓여 먹으려다가 일어난 화재로 중상을 입었다. 특히 형인 A군은 동생을 껴안아 보호하면서 전신 40%에 3도의 심한 화상을 입었다. 동생 B군은 상태가 다소 호전된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당일 어머니 C씨(30)는 전날 저녁부터 집에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17일 경찰 등에 따르면 C씨는 “화재 당시 어디 있었느냐”는 질문에 “지인을 만나고 있었다”고 답했다. 지인이 누구인지는 명확하게 말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주변에 있던 가족들은 “개인적인 질문을 하지 말라”며 경찰관들에게 다소 격한 반응도 보였다.
경찰은 C씨가 오랜 시간 집을 비운 사이 화재가 발생해 아이들이 크게 다친 점을 고려해 방임 혐의 수사에 착수할지 검토하고 있다. C씨는 형제를 자주 방치해 2018년과 지난해에도 3차례나 경찰에 신고되기도 했다. 특히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를 앓는 큰아들을 때리기까지 해 아동복지법상 신체적 학대 및 방임 혐의로 경찰에 입건된 바 있다.
소방당국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함께 불이 난 빌라 내부를 정밀감식하는 등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이들은 “현재까지는 부엌에서 음식물을 조리하던 중 불이 난 것으로 추정한다”며 “외부요인에 의해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보이는 정황은 현재까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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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