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 죽게 한 50대 주폭, 출소일에 또 소방관 때렸다

입력 2020-09-18 14:33
연합뉴스

출소 당일 자신을 구조하러 온 소방관에게 욕설하고 알몸 상태로 난동을 부린 50대 남성이 과거에도 고(故) 강연희 소방경을 폭행해 결국 사망에 이르게 한 장본인으로 알려졌다.

18일 전북 군산경찰서와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윤모(50)씨는 최근 모욕 및 공연음란 혐의로 구속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윤씨는 지난 7월 24일 오후 4시46분쯤 군산시 미장동의 한 도로에서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 구급대원 2명에게 “니가 뭔데 내 몸에 손을 대느냐”는 등 폭언과 욕설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윤씨는 갑자기 옷을 전부 벗는 등 알몸 상태에서 난동을 부린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만취상태였던 윤씨는 “사람이 길에 쓰러져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대원들에게 이같이 행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가 과거 유사한 범행을 저지르는 등 죄질이 좋지 않아 구속했다”면서 “앞으로도 소방공무원에 대한 폭언, 폭행 등 구조, 구급활동을 방해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엄정 대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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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윤씨는 지난 2018년 4월 2일 오후 1시20분쯤 익산역 앞 도로에서 만취해 쓰러진 자신을 구하러 온 강 소방경에게 모욕적인 욕설을 하고 때린 혐의로 기소됐다. 강 소방경은 이후 구토와 경련 등 뇌출혈 증세를 보여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으나 29일 만에 숨졌다.

인사혁신처는 지난해 2월 “공무원 재해보상법에서 정한 요건을 충족하지 않는다”며 강 소방경의 위험직무순직을 인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유족이 청구한 재심을 받아들여 이를 인정했다. 강 소방경은 사건 발생 1년여 만에 대전 현충원에 안장됐다.

당시 윤씨는 소방기본법 위반과 업무방해, 모욕 등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년 10개월을 선고받았다. 그는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으나 이후 재판에서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김지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