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걸 뇌물 실토 받았던 김한정 “결단 내려라”

입력 2020-09-18 11:09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재산 축소 신고 의혹 등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김홍걸 의원에게 “결단을 내리기 바란다”고 공개적으로 촉구했다. 김홍걸 의원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아들이고, 김한정 의원은 김대중정부 청와대에서 제1부속실장으로 근무한 인연이 있다.

김한정 의원은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홍걸 의원을 비판하는 칼럼을 공유하며 당시 인연을 회고했다. 이 칼럼에는 이른바 ‘홍삼트리오’ 사건 당시 청와대 핵심관계자가 김홍걸 의원을 비밀리에 찾아가 내용을 확인했다는 대목이 나온다.


김한정 의원은 “칼럼에 언급된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저입니다”라면서 직접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김 의원은 “2002년 김대중 대통령 임기 말, 사업가 최모씨가 대통령 3남에 돈을 대고 여러 이권에 개입했다는 폭로가 터져나왔다”면서 “김 대통령은 당시 제1부속실장으로 곁을 지키던 제게 L.A.에 머무르고 있는 3남 홍걸씨를 만나보고 오라고 명하셨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어색한 침묵의 시간이 흐르고 홍걸씨는 입을 열었다. ‘액수는 차이가 있지만 수차례 돈을 받은 것은 사실이다. 청탁을 들어준 일은 없다,’ 바로 돌아와 보고드렸다”고 했다.

김 의원은 보고를 받은 김대중 전 대통령과 이희호 여사의 모습도 언급했다. 김 의원은 “그때 대통령님의 낙담과 충격의 모습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속이 타던 여사님은 눈물을 보였다”고 기억했다.

김홍걸 의원의 결단도 촉구했다. 김한정 의원은 “김홍걸 의원이 처한 사정에 대해 변호하고 옹호할 수 없는 상황이 한탄스럽다. 집을 여러 채 구입했는데 납득할 설명을 못 하고 있다”면서 “가장 곤혹스러운 일은, 김대중 대통령님과 이희호 여사님을 존경하고 따르던 많은 분들의 실망과 원망”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기다리면 피할 수 있는 소나기가 아니다. 김홍걸 의원이 결단을 내리기 바란다”고 적었다.

김판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