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2.5단계 효과 나타난다고 했는데…정부 “2주 더 기다려야”

입력 2020-09-17 17:31 수정 2020-09-17 20:23
PC방 사회적 거리두기. 사진=연합뉴스

수도권에서 사회적 거리두기의 효과가 좀처럼 나타나지 못하고 있다. 여전히 수도권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하고, 전국에서 새로운 집단감염도 속출했다. 정부는 과거 유행 패턴에 비춰봤을 때 확진자 감소에는 앞으로 2주가량이 더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7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전일 대비 153명 늘어 총 확진자 수가 2만2657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6일 만에 다시 신규확진자가 150명선을 넘었다. 국내 발생이 145명이었고 해외 유입이 8명이었다. 감염경로 불분명 사례도 26.4%로 연일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수도권도 121명이 신규 확진돼 6일 만에 다시 세 자릿수로 올라갔다. 경기도에서는 광명시 소재 기아자동차 소하리 공장과 관련해 전날 첫 확진자가 나온 후 총 11명이 감염됐다. 고양시에 위치한 정신요양시설 박애원과 관련한 확진자도 하룻밤 새 10명이 늘어 11명이 됐다. 성남시 장애인 복지시설 서호주간센터와 관련해서도 9명이 무더기 확진됐다.

서울 서대문구에서는 세브란스병원발 확진자가 14명이 추가 확진돼 총 46명으로 늘었다. 여기에는 기존 감염 사례인 고양시 일가족 8명도 포함됐다. 역학조사 결과 가족 중 한 명이 간병을 위해 지난 4, 5일 이틀에 걸쳐 세브란스병원을 방문한 사실이 확인됐다.

8·15 광화문 집회로 인한 ‘n차 감염’은 벌써 한 달째 확산되고 있다. 앞서 광화문 집회와 연관성이 확인된 대구 동충하초 설명회 참석자가 지난 1일 충남 천안 소재 방문판매업체 그린리프를 방문해 4명이 추가 감염됐다. 이 중 한 명이 또 다른 방판업체 에어젠큐를 방문해 9명이 확진됐다. 에어젠큐 방문자의 직장인 본정요양원에서도 3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당초 정부는 이번 주부터 지난 2주간 시행했던 수도권의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의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으나 가시적인 성과는 없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브리핑에서 “전체적으로는 지난주, 이번 주가 감소 추세라고 보고 있지만 감소 추세라도 일시적인 확진자 증가는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윤 반장은 “대구·경북 때도 최대 정점에서 신규 확진자가 50명 이하로 내려오는 데 걸린 시간이 38일 정도였다”며 “정점에 이른 다음 안정적 수준이 이뤄지기까지 시간이 좀 걸리기 때문에 2주 정도 더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방역 당국은 앞으로의 상황을 더 걱정했다. 지난 2주(8월 30일~9월 12일)간 새로 발생한 집단감염만 11개 시·도에서 35건으로 확인됐다. 정은경 방대본부장은 “(가을·겨울철) 기온이 내려가면 바이러스가 생존하기 좋은 환경이 되고 환기가 어려우며 실내생활 시간이 많아지면서 밀접 접촉이 늘어나는 계절적 위험요인이 있다”며 방역 수칙 준수를 당부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