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어시 “하루11시간씩 일하고 ‘월급 100’도 안돼”

입력 2020-09-17 16:14
청년유니온 제공

패션스타일리스트 어시스턴트(패션어시)들이 업계 전반에 만연한 노동 착취 관행을 지적하며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패션스타일리스트 사업주 6명에 대한 특별 근로 감독을 촉구했다.

청년세대 노동조합 청년유니온 등 시민단체는 17일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업계 내의 인지도와 패션어시 고용 규모 등을 고려해 실장 6명을 특별근로감독 대상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업계 특성상 얼굴을 드러내고 싸울 수 없어 특별근로감독이라는 방식을 선택하게 됐다고도 덧붙였다.

패션어시는 연예인 등 유명 아티스트의 의상을 담당하는 패션스타일리스트 사업주 아래서 팀원으로 일하는 이들이다. 대행사에서 의상 대여, 수선, 반납 등의 업무를 도맡는다.

주로 20대 초중반 여성들로, 하루 평균 11시간 이상 일하고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주말과 휴일도 없이 일하지만, 월급은 100만원을 넘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청년유니온은 앞서 지난 7월 6일 ‘패션어시 노동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르면 실태조사 응답자의 시간당 평균임금은 3989원으로 나타났다. 96% 이상이 최저임금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었다. 또 94%가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은 채 일했으며, 4대 보험 모두 가입된 경우는 5%에 불과했다.

전태일 재단 홈페이지 캡처

이들은 실태조사에서 “2020년 대한민국에서 아직도 구두계약으로 월급 50만원을 받고, 정해진 휴일 없이 부르면 나가서 일하고, 마치 개인 시간을 다 빼앗긴 노예처럼 부려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유명한 가수나 배우팀은 기존 어시가 힘들어서 그만두어도, 유명한 팀에서 일을 해보고자 하는 어시들이 많아서 사람이 바로 또 구해지기 때문에 대우가 더 나쁜 경우가 많다”고 꼬집었다.

청와대 대변인 출신 고민정 민주당 의원도 지난 5일 개인 SNS를 통해 패션 어시들의 노동 환경을 지적한 바 있다. 그는 “패션어시 청년들을 후원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법정최저임금도 받지 못하는 노동 환경 탓에 매달 약 8000원의 노동조합비를 내지 못하는 패션어시들을 위해 이들 7명의 노동조합비 약 42만원을 후원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청년유니온은 오는 23일 패션어시 지부 설립을 위한 준비위원회를 출범할 예정이다.

김남명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