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연 리스트’ 사건 증언자로 나섰다가 거짓말·후원금 사기 의혹 등에 휩싸여 수사를 받고 있는 배우 윤지오가 다시 도마 위에 오르자 그를 ‘공익제보자’라 주장하며 지원했던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비난받고 있다.
앞서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16일 법무부로부터 받은 답변 자료를 공개하고 이번 논란에 불을 지폈다. 이에 따르면 법무부는 “윤지오의 소재가 불분명한 상태여서 체포영장을 발부받고 지명수배했다”며 “인터폴 수배와 형사사법 공조시스템을 활용해 신병 확보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조 의원은 “정작 윤지오는 풀장까지 갖춘 곳에서 생일 파티를 하고 영상을 SNS에 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윤지오는 지난 8일 인스타그램에 캐나다 토론토 한 호텔에서 찍은 10초 이내의 생일 파티 영상을 올렸다. 배경에는 토론토 CN 타워가 보여 그가 머문 특정 장소를 유추할 수 있을 정도다.
국내 수사당국 소환에 불응하며 1년 넘게 도피 생활을 이어갔던 윤지오의 근황이 전해지자 논란은 거세졌다. 이에 윤지오는 17일 “소재지 파악이 안 돼요? 집 주소 알고 계시고 집에서 생활하고 있다. 공조를 먼저 제안한 건 캐나다이고 거부 의사를 표명한 건 한국 경찰인데 내가 중대한 범죄자라도 되는 듯 하는 행동은 경악스럽고 유감”이라는 글을 써 불편함 심기를 드러냈다.
그러자 일부 네티즌들은 한국에서 윤지오의 활동을 적극 지원했던 안 의원을 향해 화살을 돌렸다. 이날 안 의원 페이스북 게시물 여러 건에는 “윤지오나 잡아오라” “윤지오가 국민을 우습게 보는 것 같다” “최순실 추적만 하지 말고 윤지오 추적도 해달라” 등 격앙된 댓글이 쇄도하고 있다.
안 의원은 지난해 4월 ‘윤지오가 함께하는 의원 모임’을 만들어 ‘윤지오 지킴이’를 자처했다. 당시 그는 “윤지오의 진실을 향한 투쟁이 외롭지 않기 위함”이라며 “윤지오 혼자의 싸움이 아니라 의원들이 의로운 싸움을 함께 지켜줄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윤지오의 사기 의혹이 제기됐을 때도 안 의원은 “싸워야 할 대상은 부정한 권력이지 증인 윤지오가 아니다”라고 반발했었다.
그러나 윤지오에 대한 인터폴 적색수배가 내려지고 의혹이 불어나자 안 의원은 “선한 의도로 윤지오를 도우려 했던 여야 의원들이 난처한 입장에 처했다. 모두 제 탓”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또 “동참했던 의원들은 간담회 이후 한 차례도 모이지 않았고 저 역시 윤지오와 접촉하지 않았다”며 “그가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