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7일 ‘2020 DMZ 포럼’에서 북한을 향해 남북 공동방역 및 수해복구 지원 등을 포함한 5가지 사항을 제안하고, 북측의 호응을 촉구했다.
이 지사는 기조연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은 우리의 일상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당연하게 여겨 무심코 지나쳤던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절감하고 있다”며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일상을 되찾기 위해 가능한 모든 노력을 다하는 것이다. 이는 평화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 지사는 “이제는 소극적이고 불안정한 평화가 아닌 적극적이고 항구적인 평화가 우리의 일상이 되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 토대에서 번영의 성취를 이루는 것이 우리가 당장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포럼에서 북한을 향해 남북 공동방역 및 의료 협력, 임진강 수계 관리 협력, 접경지 사업 남북 공동 조사·연구, 남북 공동 삼림 복원 및 농촌 종합개발, 대북 수해복구 지원 등 다섯 가지 사안을 제안했다.
이 지사는 “아프리카돼지열병과 코로나19에서 보듯 전염병과 감염병은 국경으로 막을 수 없다. 피해를 막고 모두의 안전을 확보하려면 남북 공동방역 협력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개풍 개성 일원에 ‘남북 공동의료·보건 방역센터’를 설립하자고 제안했다.
이어 수해 방지와 통합적인 물 관리를 위해 ‘남북 수계관리 기구’를 설치할 것을 제안했다. 또 “이제는 한강하구 남북 공동 수로 조사를 재개하고 서해경제공동특구 조성 사업을 상호 합의대로 이행해야 할 때”라며 “아울러 비무장지대 안에 개성과 판문점을 연계해 남북이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평화공원을 조성할 수 있도록 조사와 연구를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지사는 아울러 최근 경기도가 지방정부 최초로 양묘장 조성 물품과 스마트온실에 대한 유엔 대북 제재 면제 승인을 받은 것을 언급하며 “제재 걱정이 사라진 만큼 개풍양묘장과 농촌시범마을 조성에 대한 협의를 재개하자”고 했다. 이 지사는 또 “최근 연이은 태풍으로 북측의 피해 역시 심각한 것으로 안다. 1984년 우리가 홍수 피해를 입었을 때 북측 역시 구호물자를 조건 없이 지원한 바 있다”며 경기도가 가능한 형편에서 조건 없이 대북 수해복구 지원사업에 함께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끝으로 이 지사는 “국회에서도 대북전단금지법 제정, 남북정상선언 비준 등 현안을 조속히 처리해 평화협력에 대한 우리의 의지를 보여달라”고 강조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