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왕암공원 케이블카 주민들 민심 갈라놨다

입력 2020-09-17 13:26 수정 2020-09-17 13:27
울산 동구 대왕암공원에 해상케이블카 사업이 동구지역 주민 민심을 갈라놓고 있다.

17일 울산시 등에 따르면 시는 ‘대왕암공원 해상케이블카 개발’ 최초 제안사업 타당성 검토가 완료됨에 따라 최초 제안자 외 제3자로부터 사업 제안을 받기 위한 제3자 제안 공모에 들어갔다. 오는 12월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실시협약을 거쳐 내년 도시관리계획 결정 및 실시계획 인가 등의 행정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해상케이블카 개발사업은 총사업비 538억원을 들여 대왕암공원 일원에서 일산수산물판매센터 일원까지 연장 1.26㎞ 해상케이블카를 설치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은 민간 사업자가 100% 투자해서 20년 간 운영한 뒤 지자체에 넘기게 되고, 민간 사업자가 단독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적자가 나더라도 지자체가 돈을 보전해 주지 않는다.

대왕암공원 케미블카 사업은 민간업체가 제안한 투자 사업으로 타당성 검토 대상은 아니다.

하지만 울산시는 지난해 8월 울산연구원에 검토를 한 결과 한국개발연구원(KDI) 예비타당성 지침을 적용한 정책성 분석과 지역 균형 발전 분석을 포함한 종합평가(AHP=0.56)에서 사업 타당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일부 시민단체들이 케이블카 졸속 추진을 중단해야한다고 주장하며 반발하고 있다.

울산환경운동연합과 교육희망울산학부모회 등 9개 단체로 구성된 대왕암케이블카시민대책위는 이날 울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왕암공원이 최근 계속되는 건축과 시설물 설치로 명승지로서의 경관과 근현대사를 간직한 역사성을 잃고 있다며, 케이블카를 비롯한 인공시설물을 설치해 개발하지 말고 생태를 잘 보존·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특히 “울산시와 동구는 지난해 추진한 케이블카 타당성 조사에 대해 처음에는 경제성이 없다고 했다가, 지난 8월에는 경제성이 있다며 전혀 상반된 결과를 발표해 신뢰도를 스스로 떨어뜨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동구지역의 상인들은 조선업 불황으로 경기침체가 장기화되자 대왕암공원 해상케이블카를 적극 환영하는 분위기다. 울산발전연구원이 동구주민 등 1000명을 대상으로 의견을 수림한 결과 찬성 62%, 반대 15%, 기타 23%가 나왔다.

대왕암공원 인근에서 숙박업을 하는 박모(50)씨는 “울산시의 결단으로 관광산업이 활성화하고 있다”며 “대왕암공원 해상케이블카는 동구 경기 회복만을 기다리고 있는 지역 상인들의 희망이자, 조선업 불황으로 인한 지역경제 어려움을 타파할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울산=조원일 기자 wc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