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떠나는 정경두에 “북한엔 복, 우리 군엔 재앙”

입력 2020-09-17 11:09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퇴임을 앞둔 정경두 국방부 장관에게 “북한에는 복이고 우리 군에게는 재앙이었다”며 날 선 비판을 가했다. 안 대표는 1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떠나는 사람에게는 가능한 좋은 말만 하는 것이 우리 전통이지만 부정적 유산이 너무 크기에 묵과할 수 없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안 대표는 “취임 후 정 장관의 언행은 적은 환호하게 하고 우리 군 사기는 땅에 떨어뜨리게 했다”며 “국가와 국민의 안위를 지키는 국방부 장관이 아니라 청와대만 쳐다보고 정권의 안위만을 살피는 허약한 호위무사였을 뿐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 장관이 북한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대화로 풀어가려는 생각이 숨겨진 의미’라며 두둔성 발언을 했고 천안함 폭침, 연평해전 등 북한의 무력도발에 대해 ‘서해상에서 있었던 여러 가지 불미스러운 충돌’이라고 얼버무렸다고도 지적했다. 또 삼척항 목선 귀순 사건 당시 정 장관이 ‘관련자들을 엄정 문책하겠다’고 말했음에도 정작 어떤 사과나 유감 표명이 없었음을 꼬집었다.

특히 안 대표는 정 장관이 대정부질문에서 추 장관 아들 서씨의 군 특혜 휴가 의혹을 감싸려 했다는 점을 성토했다. 안 대표는 “4성 장군 출신으로 대한민국 안보를 책임졌던 국방부 장관의 모습이 부끄럽고 추하지 않기를 바랐다”며 “그러나 정 장관은 마지막까지도 정권의 호위무사이자 해바라기 정치군인의 모습만 보여주었다”고 비판했다.

한편 이날 회의장에는 ‘현 병장은 우리의 아들이다’라는 글귀가 적힌 백보드가 걸렸다. 서씨의 군 특혜 휴가 의혹을 처음 제보한 현모씨를 비난한 여당을 향한 반박 메시지를 담은 셈이다. 안 대표는 “집권 정치세력의 부당한 행태에 맞서 공익 제보에 나선 20대 청년이 있다”며 “지금 이 시각에도 국가와 국민을 위해 자기 자리에서 헌신하고 있는 제2 제3의 수많은 ‘현 병장들’이 있으며 그들을 지켜주는 것은 우리 모두의 몫”이라고 말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