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과회? 싫습니다” 이 남자가 코로나 피한 방법

입력 2020-09-17 09:42 수정 2020-09-17 10:30

대구 동충하초 사업 설명회에서 유일하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지 않은 시민이 마스크 착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정모씨는 17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건설업에 종사하고 있었다. 그런데 요즘 불경기라서 (벌이가) 마땅치 않았다. 좋은 동충하초 사업 설명회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생계를 위해 참석했다”며 설명회에 참가한 동기부터 설명했다.

정씨는 KF94 마스크를 착용하고 손소독을 하는 등 철저하게 개인방역을 했다. 그는 “매스컴에서 코로나가 매서운 걸 보고 ‘주의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라며 “KF94를 쓰고 도착해 보니 (설명회 장소가) 지하더라. 손소독하고 자리에 앉아서 강의를 들었다. 강의하시는 분만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고, 나머지는 다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고 밝혔다.

정씨가 생각한 ‘코로나19 확산’ 주범은 다과회였다. 그는 “3시간 강의가 끝나고 바깥에 나와서 계속 있었다. 그런데 한 분이 ‘다과회를 한다. 수박이 있으니까 먹으러 오시라’고 하더라”라며 “싫다고 했다. 음식물이 있으면 사람이 충동을 느끼고 마스크를 벗게 되지 않나. 사람도 여럿 모여 있고, 밀폐된 지하라서 안 내려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과회 때문에 확진자가 많이 나오지 않았나 싶다”고 했다.

진행자가 이 답변에 ‘강의 중간에 마스크를 턱까지 내린 사람들이 있었냐’고 묻자 정씨는 “그런 분은 보지 못했다”며 “저도 마스크를 내렸으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지 않았겠냐. 마스크가 저를 코로나로부터 살렸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동충하초 사업 설명회는 지난달 29일 대구광역시 북구의 한 빌딩 지하 1층에서 열렸다. 이 설명회에 참석한 27명 중 26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방역 당국에 따르면 참석자 대부분은 들어올 때는 마스크를 착용했으나 설명회 후반 질문 답변 시간에는 상당수가 마스크를 벗었다. 1m 이상 거리두기도 대부분 지키지 않았다. 지하라 환기도 잘 안 됐다. 설명회가 끝난 뒤 참가자들은 다과회를 열었다. 마스크를 벗고 커피와 수박 등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눴다. 방역 당국은 이때 비말이 튀며 집단감염이 확산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박준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