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주 불안에 다우, 0.13%상승 마감한 뉴욕증시

입력 2020-09-17 07:49 수정 2020-09-17 10:01

뉴욕 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장기간 제로 수준 금리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혼조세를 나타냈다. 기술주 주가가 불안한 흐름을 보였기 때문이다.

미국 동부시간으로 16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6.78포인트(0.13%) 상승한 2만8032.38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15.71포인트(0.46%) 내린 3385.49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39.85포인트(1.25%) 하락한 1만1050.47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와 주요 경제 지표, 미국의 부양책 협상 관련 소식 등을 주시했다. 연준은 오는 2023년까지 금리를 동결하겠다는 점을 시사하는 등 장기 저금리 방침을 명확하게 밝혔다.

연준은 FOMC 성명에서 물가가 일정 기간 2%를 완만하게 넘어서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할 것이며, 이를 달성할 때까지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평균물가목표제를 도입한 데 따라 통화정책 성명에서 장기 저금리 방침을 재확인했다.

연준 위원들의 향후 금리에 대한 전망을 담은 ‘점도표’에서도 2023년까지 금리의 중간값이 0.1%로 나타났다. 2022년과 2023년에 금리 인상의 필요성을 제기한 소수의 위원이 있었지만, 대다수는 최소한 이때까지 금리를 올리지 말아야 한다는 견해를 표했다. 제롬 파월 의장도 연준이 더 장기간 제로 금리를 유지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다만 장기 저금리 방침이 이미 시장에 반영된 내용인 만큼 시장에 강한 상승 동력을 제공하지는 못했다. 일각에서는 연준이 자산매입과 관련해 더 적극적인 발언을 내놓지 않은 점은 실망스럽다는 평가도 나온다. 파월 의장이 팬데믹이 경제에 미친 영향이 생애 어느 때보다 크다고 말하는 등 경제 상황에 대해 우려를 드러낸 점도 투자 심리를 저해한 것으로 풀이됐다.

이로 인해 주요 지수는 연준의 발표 이후 일정 시간 상승세를 유지하다가 차츰 반락했다. 특히 애플 등 기술주 낙폭이 컸던 점도 시장 전반에 부담을 줬다. 미국의 8월 소매판매도 시장의 예상보다는 부진했다. 상무부는 8월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0.6%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소매판매는 넉 달 연속 상승했지만, 상승폭이 둔화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시장 전망 1.1% 증가에도 못 미쳤다. 추가 실업 급여 지원 중단 등이 소비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됐다.

이날 종목별로는 애플 주가가 약 3% 하락했다. 페이스북 주가는 약 3.3% 내리고, 테슬라 주가는 1.8% 내리는 등 주요 기술기업 주가가 불안했다. 일라이릴리 주가는 0.6% 올랐다. 업종별로는 기술주가 1.56% 내렸다. 유가 급등으로 에너지는 4.04% 상승했다. 채권 시장에서 수익률 곡선이 가팔라진 영향 등으로 금융주도 1.1% 올랐다.

이날 발표된 다른 경제지표는 양호했다. 전미주택건설업협회(NAHB)·웰스파고에 따르면 9월 주택시장지수는 83으로, 전월의 78에서 상승했다.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시장 예상 78도 상회했다. 상무부는 지난 7월 기업 재고가 전달 대비 0.1% 증가한 1조9143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시장 예상 0.1% 증가에 부합했다. 뉴욕 증시 전문가들은 연준의 부양 의지에도 경제 상황에 대한 불안은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