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경기 도중 갑작스럽게 교체된 FC 서울 미드필더 기성용(31)의 부상 부위가 이전에 입었던 발목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김호영 서울 감독은 이날 경기 종료 뒤 기자회견에서 “기성용의 부상 부위는 전에 부상을 입었던 발목이 아니라 근육이었다”면서 “부상 정도는 MRI를 찍어봐야 확실하게 알 수 있을 것 같다. 육안으로는 정확한 판단이 어렵다”고 말했다.
이날 기성용의 부상은 경기 결과에 큰 영향을 미쳤다. 김호영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승부수로 기성용을 투입하면서 흐름 변화를 꾀했다. 실제로 기성용의 투입 뒤 서울의 패스길이 매끄러워지면서 서울은 골 기회를 맞았다.
후반 중반 공을 몰던 기성용이 갑작스럽게 쓰러지면서 경기는 꼬이기 시작했다. 기성용은 경기 중 다른 선수가 주변에 없는 상황에서 홀로 드리블을 하다 통증을 호소하며 멈춰섰고 자진해서 교체됐다. 서울은 기성용이 교체되면서 정한민을 투입, 교체카드를 모두 소진했고 이후 인천 송시우에게 결승골을 허용한 뒤 별다른 대응을 하지 못한 채로 승부를 내줬다.
김호영 감독은 “후반에 기성용을 투입해 경기 흐름을 주도하려 했는데 돌발적인 부상으로 전체적으로 경기가 어려워졌다. 우리가 계획한대로 운용이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인천 조성환 감독 역시 “기성용이 들어와서 좌우 스위칭을 하면서 조율했더라면 경기가 어려웠을 것”이라면서 “(기성용의 갑작스런 부상이) 승리 요인 중 하나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기성용의 부상이 심각할 경우 앞으로 상위 스플릿 도약을 위해 경쟁 중인 서울의 경기력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김호영 감독은 “(기성용의 부상이 길어진다면) 남은 선수들과 조직적으로 준비해서 공백을 메울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다음 경기인 대구 FC와의 마지막 홈경기도 물러설 수 없다. 필승의 의지로 임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인천=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