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조 기부한 억만장자가 남겨놓은 노후자금은 얼마일까

입력 2020-09-16 21:32
미국의 사업가 척 피니. 애틀랜틱 필랜스로피 홈페이지

평생 모은 재산 80억 달러(약 9조4000억원)를 모두 기부한 미국의 억만장자가 아내와 함께 쓸 노후자금으로 필요한 돈은 과연 얼마였을까.

미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공항 면세점 사업으로 큰돈을 벌었던 찰스 척 피니(89)가 자신의 자선재단 ‘애틀랜틱 필랜스로피(Atlantic Philanthropies)’를 해체하면서 남은 재산을 모두 기부했다고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피니는 자신이 공부했던 코넬대에 10억 달러를 기부한 것을 포함해 교육 부문에 37억 달러, 사형제 폐지 등 인권과 사회변화 부문에 8억7000만 달러, 공중보건에 7억 달러, 오바마헬스케어 지지 7600만 달러 등을 기부했다.

포브스는 “그는 큰 문제에 큰 돈을 기부했다”면서 “코넬대가 뉴욕 시의 낙후된 지역인 루즈벨트 섬에 공대 캠퍼스를 설립하는 데 3억5000만 달러를 지원했고 북아일랜드의 평화를 위해, 그리고 베트남의 보건시스템을 현대화하는 데 기부했다. 그는 극적인 영향을 미칠 수있는 일들을 찾고 거기에 올인했다”고 평가했다.

피니는 아내와 은퇴 후 생활하기 위해 200만 달러(약 24억원)만 따로 챙겨뒀다고 말했다. 그는 포브스에 “빈털털이가 됐지만 더 이상 행복할 수 없다”면서 “생전에 목표를 이루게 돼 아주 만족한다. 이번 여행의 동반자들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피니의 소신은 세계적인 자선가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와 투자회사 버크셔헤서웨이를 이끄는 워런 버핏 등에게도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유명하다.

버핏은 “그는 기부활동에 큰 영감을 준 기념비적인 인물”이라면서 “우리 모두의 표상이며 그가 평생에 이룬 업적은 내가 죽고 나서도 12년의 세월이 더 걸릴 정도로 위대하다”고 말했다. 빌 게이츠는 “기부를 하는 데 척보다 더 훌륭한 예는 없다”면서 “많은 사람들이 그로부터 어떻게 영감을 받았는지 얘기한다”고 전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