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벌 수원-서울, 희미해진 ‘슈퍼매치’의 기억

입력 2020-09-16 21:21
심각한 표정의 수원 벤치.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흥행 보증수표였던 ‘슈퍼매치’의 기억이 희미해지고 있다. K리그1 ‘전통의 라이벌’ 두 팀이 동시에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수원 삼성(11위)은 최하위 인천 유나이티드의 승점이 같아졌고, FC 서울(7위)은 마지막 경기까지 파이널A 진출을 걱정해야 할 상황이다.

수원은 1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포항 스틸러스와의 K리그1 21라운드 경기에서 0대 0으로 비겼다. 하지만 동시에 열린 경기에서 인천 유나이티드가 서울을 1대 0으로 잡으면서 두 팀의 승점이 18점으로 같아졌다. 다득점(18골)에서 인천(14골)에 근소하게 앞선 수원이 11위를 유지하긴 했지만, ‘전통의 명가’라기엔 다소 생소한 수원의 성적표다.

슈팅(15-6), 유효슛(5-1)의 스코어가 말해주듯 이날 수원은 포항을 강하게 몰아붙였다. 타가트와 염기훈을 벤치에 앉히고 김건희 한석희 박상혁 김태환 등 과감하게 젊은 선수 위주의 베스트11로 나선 수원은 경기 내내 치열하게 포항과 맞부딪쳤다.

하지만 결정적인 기회들이 포항의 강현무 골키퍼에게 막히면서 수원은 결국 승점 1점에 만족해야 했다. 반면 송시우가 후반 27분 또 다시 ‘시우 타임’을 선보이며 선제 결승골을 넣은 인천이 승점 3점을 추가하면서 수원과 인천의 승점이 같아졌다. 파이널B 5경기를 치러봐야겠지만, 시즌 종료에 가까워질수록 ‘잔류왕’의 기세를 뽐내고 있는 인천에 비해 여전히 ‘최초 강등’에 대한 물음표를 거둬내지 못하고 있는 수원이다.


수원과 ‘전통의 라이벌’인 서울도 인천전 패배로 마지막까지 파이널A 진출을 걱정해야 할 판이다. 서울은 승점 24로 이날 부산을 2대 1로 잡은 강원과 동률을 이뤘지만 다득점에서 19득점으로 강원(26득점)에 밀려 7위로 떨어졌다. 서울이 파이널A 막차를 타기 위해선 마지막 대구 FC전에서 무조건 승리한 뒤 라이벌 수원이 강원을 잡아주길 응원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서울은 이날 경기 후반 15분쯤 기성용이 몸 상태에 이상을 느끼고 교체돼 더 큰 걱정을 안게 됐다. ‘슈퍼매치’ 라이벌 두 팀이 여러모로 쌀쌀한 초가을을 보내고 있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