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사진·65) KB금융지주 회장이 차기 회장 단독 후보로 선정됐다. 사실상 3연임이 확정됐다. KB금융 회장의 3연임은 2008년 지주 출범 이후 처음이다.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16일 4명의 최종 후보자군을 심층 인터뷰한 뒤 윤 회장을 최종 후보자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최종 후보군에는 윤 회장을 비롯해 허인 국민은행장, 이동철 KB카드 대표, 김병호 전 하나금융 부회장 등이 포함됐다.
선우석호 회추위 위원장은 “윤 회장은 지난 6년간 조직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면서 KB를 리딩금융그룹으로 자리매김 시켰다”면서 “비은행과 글로벌 부문에서 성공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수익 다변화의 기반을 마련하고, 디지털 금융혁신 등 미래 성장기반을 구축했다”고 평가했다.
지난 6년간 KB금융의 성장세는 두드러진다. 2014년 말 308조원이던 자산은 올해 6월말 현재 578조원으로 크게 늘었다. 현대증권과 LIG손해보험, 푸르덴셜생명 등의 인수도 무난하게 이뤄졌다. 다른 금융사들은 사모펀드 사태로 홍역을 치렀지만 KB금융은 조용하게 지나갔다.
윤 회장은 11월 20일 열리는 임시주주총회를 거쳐 2023년 11월까지 KB금융을 이끌게 된다. 국내 금융지주에서 회장이 3연임을 한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라응찬 전 신한금융 회장과 김승유 전 하나금융 회장, 김정태 현 하나금융 회장이 3연임에 성공했다.
앞으로 윤 회장이 넘어야 할 산은 만만치 않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비대면(언택트) 영업과 더불어 디지털 업무 전환이 급선무다. 금융사들을 위협하는 빅테크 기업들과의 경쟁에도 대응해야 한다.
노사 갈등 해소도 중요한 과제다. 윤 회장의 3연임에 반기를 든 KB금융 노조는 윤 회장의 지나친 성과주의와 과거 불거진 채용비리에 대한 책임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KB금융 측은 “채용 문제는 혐의가 없는 것으로 결론이 난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윤 회장은 고졸 행원으로 시작해 금융사 수장에 오른 입지 전적의 인물로 꼽힌다. 광주상고를 졸업한 뒤 1973년 외환은행에 입행했고, 이후 성균관대 경영학과(야간)를 졸업했다. 1981년 행정고시 2차까지 합격했다. 하지만 학내 시위를 주도했다는 이유로 최종 임용에서 고배를 마셨다. 회계사로 활동하다가 2002년 국민은행에 첫 발을 디뎠다. 2014년 11월부터 KB금융 회장을 맡아오고 있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