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년만에 낮아진 의장석…제주도의회 ‘탈권위’ 행보

입력 2020-09-16 17:01 수정 2020-09-17 16:51
16일 제387회 임시회 개회식에서 좌남수 제주도의회 의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제주도의회 제공

제주도의회가 지방의회 출범 29년만에 의장석 높이를 낮추며 탈권위에 행보에 나섰다. 휠체어 이용 의원을 위해 발언대엔 경사로도 설치했다.

제11대 후반기 의장에 선출된 좌남수 의장이 “의원들과 수평적 관계를 유지하겠다”고 밝힌 지 한 달 만에 본회의장의 풍경이 달라졌다.

먼저 권위를 상징하듯 본회의장에서 가장 높았던 의장석이 40㎝ 가까이 낮아졌다.

1991년 9월 제주도의회 의사당 준공 당시 90㎝ 높이로 설치됐던 붉은 의장석 단상을 30년만에 낮췄다.

단상을 낮추자 의장석 전체 높이가 기존 190㎝에서 150㎝로 낮아졌다. 의원석 맨 뒷줄 높이와 비슷한 높이다.

의장석 앞 발언대도 크게 개선됐다.

발언대 단상 양쪽에 120㎝의 경사로를 설치해 휠체어 이용자들이 다른 사람의 도움없이 편하고 안전하게 오를 수 있게 했다.

발언대 자체도 좌우 회전과 높낮이 조절이 가능한 전동식으로 교체했다.

그동안 일부 의원들은 휠체어를 탄 채 발언대에 오를 수 없어 별도로 마련된 작은 발언대에서 질의해야 했다.

좌 의장은 16일 본회의장 보수 공사 후 처음 열린 제387회 임시회 개회사에서 “제주도의회 개원 이래 처음으로 의장석 단상을 낮췄다”며 “제주도민들과 눈높이를 맞춘 의정활동으로 새로운 제주도의회를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