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회가 지방의회 출범 29년만에 의장석 높이를 낮추며 탈권위에 행보에 나섰다. 휠체어 이용 의원을 위해 발언대엔 경사로도 설치했다.
제11대 후반기 의장에 선출된 좌남수 의장이 “의원들과 수평적 관계를 유지하겠다”고 밝힌 지 한 달 만에 본회의장의 풍경이 달라졌다.
먼저 권위를 상징하듯 본회의장에서 가장 높았던 의장석이 40㎝ 가까이 낮아졌다.
1991년 9월 제주도의회 의사당 준공 당시 90㎝ 높이로 설치됐던 붉은 의장석 단상을 30년만에 낮췄다.
단상을 낮추자 의장석 전체 높이가 기존 190㎝에서 150㎝로 낮아졌다. 의원석 맨 뒷줄 높이와 비슷한 높이다.
의장석 앞 발언대도 크게 개선됐다.
발언대 단상 양쪽에 120㎝의 경사로를 설치해 휠체어 이용자들이 다른 사람의 도움없이 편하고 안전하게 오를 수 있게 했다.
발언대 자체도 좌우 회전과 높낮이 조절이 가능한 전동식으로 교체했다.
그동안 일부 의원들은 휠체어를 탄 채 발언대에 오를 수 없어 별도로 마련된 작은 발언대에서 질의해야 했다.
좌 의장은 16일 본회의장 보수 공사 후 처음 열린 제387회 임시회 개회사에서 “제주도의회 개원 이래 처음으로 의장석 단상을 낮췄다”며 “제주도민들과 눈높이를 맞춘 의정활동으로 새로운 제주도의회를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