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보다 더운 6월, 최장 장마…제주 ‘기후변화’ 조례용어 ‘기후위기’로 일괄 개정

입력 2020-09-16 16:00 수정 2020-09-16 16:04

올여름 제주의 날씨는 이례적이었다. 6월은 7월보다 더웠고, 49일이란 역대 가장 긴 장마가 이어졌다.

기상청은 시베리아의 이상고온 현상을 원인으로 꼽았다. 6월 시베리아 이상고온으로 북극 빙하가 1979년 이후 가장 적게 얼었고 이로 인해 덥고 습한 북태평양고기압이 북쪽으로 확장하지 못해 우리나라 부근에서 정체되며 긴 장마를 만들었다. 한반도 주변에 정체된 북태평양 고기압은 올여름 잦은 태풍을 불러왔고, 태풍의 길목 제주엔 곳곳에 침수 피해가 잇따랐다.

제주도의회가 이 같은 기후변화의 위험성을 명확히 인식할 수 있도록 조례 속 ‘기후변화’ 용어를 ‘기후위기’로 모두 바꾸기로 했다.

도의회 포스트 코로나대응특별위원회는 제주도 조례에 사용된 ‘기후변화’ 용어를 ‘기후위기’로 일괄 개정하는 ‘제주도 포스트 코로나 대응 기후변화 용어 일괄정비 조례안’을 발의한다고 16일 밝혔다.

기후변화 용어가 쓰인 조례는 환경, 관광, 일차 산업과 관련한 총 5건이다.

이번 조례안은 기후 변화라는 용어가 지구 평균 온도의 상승으로 인해 발생하는 기상 이변이란 위기의식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함으로서 대응책 마련 의지를 약화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강성민 포스트 코로나대응특위 위원장은 “기후 위기는 먼 훗날의 일이 아니라 당면 과제가 되고 있다”며 “행정이 보다 위기의식을 갖고 관련 문제에 대응할 수 있도록 대비해야 한다”고 발의 배경을 설명했다.

또 “여러 지역이 2023년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 유치를 준비하고 있다”며 “제주도가 지역사회 안에서 기후 관련 문제의식을 명확히 해나가는 노력이 유치 과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한편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지난 5월 기상 이변의 심각성을 지적하며 앞으로 기후변화란 표현 대신 기후위기, 기후 비상상태, 기후 실패 등의 용어를 사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