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배터리 사업 분사할 듯…17일 긴급 이사회

입력 2020-09-16 15:11


LG화학이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키우는 배터리 사업부문을 자회사로 분할할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 자회사 상장으로 투자자금을 확보해 글로벌 1위를 공고히 하겠다는 전략이다.

16일 증권가와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배터리 사업을 하는 전지사업부를 분사하기로 하고 17일 이사회에서 확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위해 17일 긴급 이사회를 소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분사 방식은 LG화학에서 전지사업부만 물적 분할해 LG화학이 100% 지분을 가진 자회사로 거느리는 방식이 유력해 보인다.

LG화학이 배터리 사업을 분사하려는 가장 큰 이유는 전기차 배터리 사업 성장을 위한 자금 마련에 있다.

LG화학은 현재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1위 기업이고 글로벌 완성차 업체로부터 다량의 수주 물량을 확보해 성장 가능성도 크다.

이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서는 현지 공장 신설과 증설 등에 매년 3조원 이상의 투자금이 투입돼야 하는데 상장을 통한 자금 확보가 절실하다는 것이다.

자회사가 향후 기업공개(IPO에 나설 경우 시장에서 막대한 자금을 끌어들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LG화학이 물적분할을 하면 분사하는 전지사업부문의 지분을 모두 보유하는 만큼 지배력을 유지할 수 있고, 향후 상장이나 지분 매각 등을 통해 막대한 자금을 끌어올 수 있다.

LG화학은 내부적으로 전지사업부문 분사를 꾸준히 추진해왔다. 그동안은 배터리 사업이 적자를 벗어나지 못해 속도가 붙지 못했지만, 지난 2분기 전기차 배터리 부문이 처음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후 흑자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충분히 상장 여건이 갖춰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LG화학의 전기차 배터리 수주 잔량은 150조원 규모로 미국 테슬라와 현대자동차를 비롯해 폴크스바겐·BMW·제너럴모터스(GM)·벤츠·포르쉐·포드 등 세계 주요 완성차 업체에 배터리를 납품하고 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