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직후인 2017년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에 대한 ‘참수작전’(적 수뇌부 제거 작전)을 진지하게 검토했었다고 시인했다. 알아사드 대통령 암살작전 실행을 위한 모든 준비가 다 돼 있었지만 제임스 매티스 당시 국방장관이 반대하면서 뜻을 이루지 못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폭스뉴스 ‘폭스앤드프렌즈’ 인터뷰에서 “나는 차라리 그(알아사드 대통령)를 제거하는 게 좋을 듯싶었다. 나는 모든 준비를 해두고 있었다”며 “(하지만) 매티스가 실행을 원치 않았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매티스는 매우 과대평가된 장군”이라고 폄하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알아사드 대통령 암살을 고려했었다는 내용은 처음 나온 것은 아니다. 밥 우드워드 워싱턴포스트(WP) 부편집인은 2018년 저서 ‘공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2017년 시리아의 화학무기 공격 직후 알아사드 대통령을 암살하고 싶어했다고 기술한 바 있다. 다만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완전한 허구”라고 전면 부인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 알아사드 대통령 암살을 철회한 결정에 대해 후회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무튼 간에 그(알아사드 대통령)는 살아남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작전을 실행에 옮겼더라도 알아사드 대통령 암살에 실패했을 가능성이 여전히 존재했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알아사드 대통령에 대한 참수작전이 구체적으로 어떤 형태였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지난 1월 이란 군부 실세로 꼽히는 가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 사령관 암살작전과 비슷한 형태로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다. 당시 미군은 한밤중 이라크 바그다드공항 인근에 나타난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포착하고 무인기에서 미사일을 발사해 폭사시킨 바 있다.
미군이 적성국가 정규군 고위 인사를 살해한 것은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3년 야마모토 이소로쿠 일본 해군 연합함대 사령장관을 공중에서 격추한 이후 77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10월 이슬람국가(IS) 수괴 아부 바크르 알 바그다디의 은신처를 포착, 특수부대를 투입해 암살하기도 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