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두 횡설수설·김태년 카톡 휴가 발언에 네티즌 공분

입력 2020-09-16 07:05 수정 2020-09-16 10:10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모씨의 군 복무 시절 휴가 특혜 의혹과 관련해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발언에 네티즌들이 공분하고 있다.

정 장관은 15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추 장관 아들 특혜 의혹과 관련해 적법한 군 규정에 따라 이뤄진 휴가라는 취지의 답변을 했다. 그러나 다른 병사들과 마찬가지로 병가가 아닌 개인 연가로 처리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추궁엔 “그렇다”고 답해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제보받은 사례를 언급하며 “서 일병은 4일 치료받고 19일 병가를 받았다. 그런데 다른 병사는 3일 치료를 받은 서류밖에 없어서 3일만 병가를 받았다. 나머지는 개인 연가로 사용했다”고 말했다. 이에 정 장관은 “그렇게 하는 것이 맞는 절차라고 알고 있다”고 답했다.

하 의원은 “정 장관이 아주 중요한 말을 했다”며 “제보 청년은 수술 서류가 3일밖에 없어 병가를 못 받고 나머지는 연가로 썼는데, 서 일병은 다 병가로 썼다. 제보 청년이 타당하고 서 일병이 잘못됐다는 말을 하는 거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정 장관은 “원래 규정은 그렇게 돼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고 ‘내 말이 맞냐’는 하 의원의 물음에 “예”라고 답했다.

“그렇다면 서씨에게 특혜를 준 것이 아니냐”는 하 의원의 질문에 정 장관은 “당시 서씨 상황에 대한 입원치료 기록이나 진단서, 치료비 명세서 같은 다양한 입증자료를 가지고 확인을 해야 하는데, 그런 부분을 확인할 수 없는 상황으로 안다”고 답했다.

정 장관이 잘못을 인정했다는 취지의 보도가 잇따르자 이날 오후 늦게 번복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의원은 “언론에 속보가 뜬다. 정 장관이 ‘추 장관 아들 휴가 적용이 잘못됐다’고 말했다는 기사가 맞냐. 그런 식으로 답변했냐”고 물었고 정 장관은 “하태경 의원이 질의할 때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 전체적으로 국방부의 기존 입장과 특별히 다른 내용은 없다”고 해명했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도 공분했다. “그래서 서 일병이 휴가 연장이 잘못됐다는 거야? 아니라는 거야?” “야당이 물을 땐 잘못됐다 하고 여당이 물을 땐 규정대로 했다고 하고…” “정경두 장관이 불쌍하기까지 하다”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앞서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도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회의에서 추 장관 아들 특혜 의혹에 대해 “휴가 연장은 전화, 메일, 카카오톡 등으로도 신청이 가능하다고 한다”며 “담당자 허가가 있으면 미복귀 상태에서도 휴가 사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는 서 일병이 복귀해 직접 휴가 연장을 신청했어야 한다는 야당의 주장을 반박한 것이다.

이날 김 원내대표는 “(전날 국회) 대정부 질문을 통해 실체적 진실은 다 밝혀졌다”며 “야당이 여러 의혹을 제기하고 있지만 모두 다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팩트는 젊은이가 군 복무 중 무릎 수술을 받았고 경과가 좋지 않아 치료를 위해 개인 휴가를 연장해 사용한 것”이라고 한 김 원내대표는 “아무런 문제도 되지 않을 사안이 야당의 무분별한 정치 공세에 의해 엄청난 권력형 비리인 것처럼 부풀려졌다”라고 비난했다.

김 원내대표 발언에 국민의힘은 논평을 통해 맹비난을 퍼부었다. 윤희석 국민의힘 대변인은 “여당 원내대표의 궤변이 군복무를 캠핑으로 바꿔놨다”며 “국민은 추 장관의 강변과 비아냥거림도 끔찍이 싫어하지만 옆에서 거들어주는 여권의 낯간지러운 행태를 더 미워한다”고 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서 일병 하나 감싸려구 자꾸 실없는 얘기하지 말고 문제의 근본적 해결책을 제시하라”며 “사실 서 일병 덕에 사병들이 그동안 모르고 지냈던 권리를 되찾게 됐다. 이 기운 이어받아 이참에 군대도 아예 언택트로 운용하면 어떨까? 재택복무제. 점호도 엄마가 대신해주면 인정”이라고 풍자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