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드워드 “트럼프 전화 올까봐 침대 머리맡에 녹음기”

입력 2020-09-16 06:08 수정 2020-09-16 09:32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 사진)과 워터게이트 특종기자 밥 우드워드의 신간 '격노'. AP, EPA연합뉴스

‘워터게이트’ 특종기자 밥 우드워드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불쑥 전화가 올까봐 녹음기를 침대 머리맡에 두고 지냈다고 털어놨다.
우드워드는 15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와의 화상 대담에서 18차례에 걸친 트럼프 대통령과의 인터뷰를 토대로 신간 ‘격노’를 출간한 과정을 소개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주머니에 작은 올림푸스 녹음기를 갖고 다녔고 또 다른 녹음기를 침대 머리맡에 뒀다. 녹음기 하나는 아래층에 뒀다. 왜냐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밤에 예상치 못하게 전화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우드워드는 백악관 집무실에서 인터뷰할 때도 ‘결단의 책상’으로 불리는 대통령의 책상 위에 녹음기를 놓았다면서 “내가 녹음할 수 있다는 것을 확실히 하고 싶었고 늘 그에게 녹음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출간된 우드워드의 신작엔 우드워드가 지난해 12월부터 트럼프 대통령과 한 18차례의 인터뷰 내용이 자세히 담겼다. 우드워드는 대담에서 “트럼프는 ‘김정은이 내게 모든 것을 얘기한다’고 했다”고 말하는 등 책에서 소개한 북한 관련 내용을 다시 언급하기도 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그는 (백악관) 직원들에게 불도저이고 솔직히 미국에도 그렇다”면서 “그는 그냥 원하는 걸 말하고 어떤 통제도 없다”고 비판했다.
우드워드는 신작 에필로그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을 ‘다이너마이트’라고 칭하며 대통령직에 적합하지 않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드워드의 신작이 재미없었다”고 혹평하며 파장 차단을 시도했다. 그는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어젯밤에 읽었다. 아주 빨리 읽었고 아주 지루했다”고 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