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를 내리고 대화하는 할아버지들과 이에 분노한 여성이 지하철에서 언쟁하는 영상이 온라인에서 뜨겁다. 네티즌들은 대부분 마스크를 쓰지 않은 할아버지들에게 “적반하장”이라는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지난 13일 페이스북 페이지 ‘의정부 하태핫태’에는 ‘지하철 1호선_마스크 사건’이라는 제목으로 동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을 보면 여성 승객 A씨가 할아버지 승객 2명을 향해 “(다른 사람들 마스크) 쓴 건 안 보여?”라고 소리친다. 할아버지 승객 B씨는 “야 이 XX년아”라며 목소리를 높인다. 이에 A씨는 “야 이 XX새끼야. 마스크 쓰고 얘기하라고”라고 맞받아친다. B씨는 “마스크 다 썼잖아. 마스크 다 썼잖아!”라고 항변한다. A씨는 “개념이 없어? 누가 (마스크를) 쓰고 다니고 싶어서 쓰는 줄 알아?”라고 말한다. B씨는 다시 “마스크 썼잖아!”라고 윽박지른다. A씨는 “썼으면 이제 조용히 하시라고”라고 답한다. B씨는 옆에 있던 할아버지 C씨가 여성에게 다가가려 하자 제지한다.
A씨는 이어 할아버지들에게 “지금 승객들이 쳐다보고 있는 거 안 보여?”라고 말한다. B씨는 “조용히 해! XX년아!”라고 다시 욕을 한다. A씨도 지지 않고 “조용해 이 XX새끼야. 쌍욕을 하고 XX이야”라고 답한다. B씨는 “야이 XX. 마스크 잘 썼잖아!”라고 항변한다. A씨는 “그러니까 이제 닥치고 가시라고”라고 말한다.
할아버지들은 그 뒤에도 마스크를 내렸다 올리기를 반복하며 대화를 나눴다.
20초쯤 뒤 여성이 다시 “마스크 쓰시라고”라고 말하자 분노한 C씨는 다시 자리를 박차고 일어선다. B씨는 “그만해!”라며 C씨를 적극적으로 제지한다.
1분쯤 뒤 B씨는 A씨에게 삿대질을 하며 “야 이 XX새끼야. 쪼만한 게. 네 할 일이나 잘해. 알았어? 네 할 일이나 잘하라고!”라며 고함을 쳤다. 이에 주변 승객들이 “조용히 좀 하세요”라고 핀잔을 주기도 했다. 이렇게 2분15초 분량의 영상은 끝난다.
영상을 보면 할아버지들은 마스크를 쓰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에 의정부 ‘하태핫태’ 페이지 관리자는 마스크를 벗고 있는 할아버지들 사진을 올리며 “싸움이 나기 전 마스크를 걸치고 계속 이야기를 하여 (A씨가) 뭐라 하니 영상과 같은 사달이 난 거라네요”라는 댓글을 남겼다.
네티즌들은 대부분 노인의 행동을 비판하고 있다. 김모씨는 “난 왜 이렇게 속이 시원하지? 이럴 때는 공경 같은 거 다 필요없다”며 “저 여자 말대로 누군 쓰고 다니고 싶어서 안 벗어가며, 땀 나는 거 참아가며 쓰는 것이 아니다. 자기들이 말하는 그 어른이라면 모범은 보여야 하는 것 아닌가. 나이만 많다고 어른이 아니라고 느끼는 요즘이다”라고 댓글을 달았다. 이 댓글은 가장 많은 ‘좋아요’를 받았다.
정모씨도 “밖에서 어른 대접 받고 싶으면 공공장소 예절 정도는 지키고 얘기했으면 좋겠다”며 “마지막에 네 할 일이나 하라고 떠드는데 지나 좀 잘했으면”이라는 댓글을 달았다.
다만 일부 네티즌들은 여성의 표현 방식에 안타까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반말로 욕을 하지 말고 역무원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틀딱’ 같은 노인 혐오 표현이 많은 댓글에 달려 있었다는 사실을 지적하는 사람도 있었다.
박준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