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수돗물에서 곰팡이 냄새를 일으키는 원인 물질을 찾는 데 성공했다.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은 수돗물 내 곰팡이 냄새 유발 물질인 2-메틸이소보르네올(2-MIB)을 생산하는 남조류 2속 ‘슈드아나베나(Pseudanabaena)’와 ‘플랑크토쓰릭스(Planktothrix)’ 유전자 정보를 최근 규명했다고 15일 밝혔다.
국립환경과학원 한강물환경연구소 연구진들은 이들 남조류가 환경부 지정 유해남조류에 속하지는 않지만, 수돗물에서 곰팡이 냄새를 유발하는 주요 생물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환경부가 지정한 유해남조류는 마이크로시스티스, 아나베나, 오실라토리아, 아파니조메논 등이다.
연구진은 지난 2017년 흙냄새 유발 물질인 지오스민을 발생하는 남조류 4종(아나베나 3종, 오실라토리아 1종)의 냄새 유전자를 확인한 바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곰팡이 냄새 유발물질인 2-MIB를 발생시키는 남조류 2속의 냄새 유전자를 확인한 것이다. 국립환경과학원 관계자는 “남조류로 인한 수돗물의 두 가지 대표적 냄새인 흙냄새, 곰팡이 냄새를 유발하는 유전자를 확인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한강물환경연구소는 남조류 2-MIB 보유 여부 확인을 위해 관련 유전자 시발체를 자체 설계하고, 중합효소연쇄반응으로 해당 유전자를 증폭시키는 방법을 활용했다. 중합효소연쇄반응은 시발체를 이용해 특정 유전자를 대량으로 증폭시키는 기술이다. 연구진은 2-MIB의 유전자 염기서열을 최근 미국 국립생물공학센터(NCBI)의 유전자은행에 등록하는 데도 성공했다. 관련 연구를 수행하는 세계 연구자들의 활용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유순주 한강물환경연구소장은 “수돗물에서 냄새 물질 발생 시 정수처리장에서 더욱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 남조류 중 냄새 물질 유전자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남조류 2속의 실내 배양에 성공함에 따라 2021년부터 조류 배양시스템을 등록해 곰팡이 내 발생 기작 등과 같은 후속 연구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세종=최재필 기자 jp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