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피해 여성들에게 쉼터 제공과 자활을 돕는 전남여성인권지원센터가 논란에 휩싸였다.
이 센터 법인 대표가 성매매 피해 여성들에게 상습 폭언과 폭행 등 인권유린 행위를 했다는 폭로가 터져 나왔기 때문이다.
전남여성인권지원센터 직원 김모(활동가)씨는 15일 여수시청 현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권보호기관이 인권의 사각지대였다"면서 "법인 대표 김모씨가 성매매 피해 여성에게 폭언과 폭행 등 갑질을 일삼았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김 대표는 찾아온 손님이 있는 자리에서 성매매 피해 여성을 공개적으로 노출하는 인권 유린을 자행했으며, 피해를 입은 여성은 부끄러움에 여러차례 자해를 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또 "여수시 담당 부서에 한달 전 피해사실을 신고했는데 조치가 없었다"며 센터와 관리 감독 기관인 여수시를 싸잡아 비판했다.
김씨는 "센터 대표 김모씨의 행태를 보다 못해 2차례에 걸쳐 내용증명 우편을 보내서 바로잡기를 원했으나 김 대표가 내용증명 우편 수령을 거부해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가질 결심을 했다"고 알렸다.
김씨는 피해 여성이 자활센터에서 운영하는 '나무한그루' 식당에서 허리가 아파 고통을 호소하면서 병원 치료를 요구했는데도 김 대표는 병원 가는 것을 허락하지 않거나, 업무시간 외 자신의 아들에게 보낼 반찬을 같이 만들 것을 종용하는 등 노동력도 착취했다고 말했다.
김씨가 인권활동가로서 단체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자 오히려 교육기회를 박탈하는 등 배제하고 업무 꼬투리를 잡으며 갑질을 하는 등 더 이상 자정의 노력을 기대하기 어려워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전남여성인권지원센터는 성매매 피해 여성 등 5명을 보호하고 있다. 외부에서 수시로 드나들면서 상담과 재활 활동을 하는 5명 등 모두 10여명이 센터를 이용하고 있다. 센터 직원 등 4명의 활동가가 이들을 지원하고 있다.
김씨의 폭로에 대해 여수시 여성가족과 관계자는 "한 달 전쯤 한 여성으로부터 전화가 오긴 했지만 코로나19로 자활센터 내부 공동작업의 일환인 수세미 제작의 어려움에 대해 말하면서 '우리가 수세미를 계속 만드는 것이 맞느냐'는 질문이었다"면서 "센터 내 폭언과 폭행에 대한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전남여성인권지원센터 대표 김모씨는 인권실태 폭로에 대해 "할 말이 없다"면서 대응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활동가 김씨는 여성가족부, 전남도, 여수시, 시의회가 나서서 전남여성인권지원센터를 감사해 줄 것을 요구했다. 법인과 시설에 대한 전반적 회계감사 및 내부조직운영, 운영체계, 이용자와 직원 피해 실태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고용노동부의 임금 지급 실태 조사와 여수경찰서의 인권 유린 실태 수사도 요청했다.
여수=김영균 기자 ykk222@kmib.co.kr
성매매 피해 여성 돕는 ‘전남여성인권지원센터’ 갑질 논란
입력 2020-09-15 16: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