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광주전용구장에서 열린 광주 FC와 전북 현대의 프로축구 K리그1 20라운드 경기. 후반 추가시간 3-3 상황 광주 공격수 펠리페의 헤더가 전북의 좌측 골대를 맞추고 골라인 밖으로 벗어났다. 곧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허리에 손을 짚고 그라운드로 쓰러지며 아쉬워했던 건 ‘디펜딩 챔피언’ 전북(2위) 선수들이 아니라 ‘승격팀’ 광주(7위) 선수들이었다.
그럴 만도 했다. 이날 광주는 점유율(35%-65%)을 전북에 내줬지만 슈팅(22-14)과 유효슈팅(4-3)에서 앞서며 더욱 날카로운 공격을 펼쳤다. 볼을 잡으면 한 두 번의 전진패스로 전방에 볼을 연결해 공격 과정이 간결하고 효율적이었다. 전진패스 비율(54%-44%)과 장거리패스 비율(22%-14%)에서 전북과 격차가 났던 건 이 때문이다. 그리고 이 패스를 ‘엄살라’ 엄원상(21)이 폭발적인 스피드로 마무리했다.
광주는 이런 매력적인 플레이를 앞세워 험난한 최근 스케줄을 견뎌내고 있다. 전북 이전에 K리그1 1위 울산 현대와 만나서도 1대 1 무승부를 기록하며 최상위 두 팀을 상대로 승점을 따냈다. 그리고 이번엔 3위 상주 상무다. 광주는 15일 오후 8시 광주전용구장에서 상주를 상대로 ‘도장 깨기’에 도전한다.
상주는 강상우-이찬동-류승우 등 시즌 초 팀의 상승세를 이끈 주역들이 전역했지만 문선민과 권경원 등 국가대표 선수들이 공백을 제대로 메우며 최근 3경기 2승 1무(4득점 2실점)를 기록하고 있다. 연고 문제로 올 시즌 종료 후 강등이 확정됐지만 탄탄한 전력으로 파이널A행을 확정지었다.
반면 광주는 승리가 시급한 상황이다. 파이널라운드까지 단 2경기가 남은 상황. 광주는 최근 7경기 연속 무패(2승 5무)로 7위(승점 22)에 오르며 파이널A 하한선인 6위 FC 서울(승점 44)과 단 2점 차다. 남은 경기에서 최대한 승리를 따내면 승격 첫 해 파이널A행도 여전히 희망이 있다.
상주전 승리를 거머쥐기 위해선 최근 3경기에서 10득점하며 물이 오른 공격진이 다시 한 번 폭발해야 한다. 지난 전북전 최우수선수(MOM)에 오른 엄원상(6골·득점 10위) 뿐 아니라 후반 30분 투입되며 체력을 아낀 펠리페(10골·득점 4위)도 골 사냥에 도전할 전망이다. 외국인 선수 윌리안이 퇴장 후 출장 정지 징계로 출전할 수 없지만, 전북전에서 공백을 완벽히 메운 두현석과 2도움을 기록한 임민혁이 정확한 패스로 공격진을 지원할 태세다.
같은날 오후 7시 전북과 울산의 1-2위 맞대결이 예정돼 모든 관심이 쏠리고 있는 상황. 광주가 정규리그 마지막 홈경기에서 신축한 전용구장 첫 승을 기록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