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후 부산 해운대 도심 한복판을 과속 질주해 7중 추돌 사고를 내고 7명을 다치게 한 포르쉐 차량 운전자가 대마를 흡인한 상태에서 운전대를 잡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그는 이 사고에 앞서 2차례의 사고를 더 내고 뺑소니 중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15일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전날 해운대 중동 교차로에서 7중 추돌사고를 낸 포르쉐 차량 운전자인 A(40대)씨가 사고 전 차안에서 대마초를 흡입한 것을 시인했다.
경찰은 또 이 운전자가 차 안 블랙박스 칩을 빼돌렸던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사고 원인 조사를 위해 포르쉐 차량의 블랙박스를 확인할 당시 칩은 없는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현재 사고 차량은 포르쉐 AS센터에서 보관 중이다.
앞서 A씨는 사고 당일 7중 추돌 사고 현장에서 570m가량 떨어진 해운대 옛 스펀지 건물 일대에서 1차 사고를 낸 뒤 500m를 도주하다가 중동 지하차도에서 앞서가는 또 다른 차량을 추돌했다. 이후 70m쯤 더 달아나다가 중동 교차로에서 7중 추돌사고를 냈다.
경찰 한 관계자는 “포르쉐 차량은 도로에 정차 중인 아우디 A6 차량의 좌측면을 충격하면서 1차 사고를 냈고, 500m를 도주하던 중 지하차도에서 앞서가던 포드 토러스 차량의 후면을 추돌해 2차 사고를 냈다”고 밝혔다. 이어 70m 정도를 달아나다 중동 교차로에서 오토바이와 그랜저 승용차 등과 추돌하며 7중 추돌사고를 낸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포르쉐 차량은 교차로를 통과해 직진하던 오토바이와 그랜저 차량을 잇달아 들이받은 뒤 맞은편 차로에서 신호 대기 중이던 버스와 코란도 차량과 충돌했다. 이어 오토바이가 사고 충격으로 튕겨 나가면서 정차 중이던 BMW·쉐보레 차량과 정면충돌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이 공개한 사고 장면 블랙박스 영상을 보면 포르쉐 차량은 150~ 160m 거리를 불과 3초 정도로 통과한다. 자동차 전문 커뮤니티에서는 이를 두고 최소 140㎞ 이상은 되는 것으로 추정했다. 해당 도로는 제한 속도는 시속 50㎞이다.
특히 블랙박스 영상을 보면 포르쉐 운전자 A씨는 오토바이 등과 충돌할 당시 브레이크를 전혀 밟지 않았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경찰은 현장에 브레이크를 밟았을 때 나타나는 스키드 마크(타이어가 끌린 자국)가 남아 있는지 등을 확인하고 있다. 포르쉐 차량은 사고 충격으로 전복됐다.
이 사고로 버스를 타고 있던 운전자 등 2명을 비롯해 승용차와 오토바이 운전자 등 모두 7명이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 포르쉐 운전자와 오토바이 운전자 등 2명은 중상을 입었다.
경찰은 정확한 사고 경위를 확인하기 위해 EDR(자동차사고 기록장치) 분석 등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