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치 않은 전세시장…전세 심리지수 4년 10개월 만에 최고치

입력 2020-09-15 13:37 수정 2020-09-15 14:08

부동산 시장에서 전세 매물 실종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서울의 주택 전세시장의 소비심리가 4년1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소비심리는 향후 실제 시장가격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전세 불안이 심화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토연구원 부동산시장연구센터는 15일 ‘8월 부동산시장 소비자 심리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서울의 주택 전세시장 소비심리지수는 지난 7월 131.2에서 1.4포인트 오른 132.6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전세 소비자 심리지수는 지난달에 이어 2015년 10월 139.5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7월에 비해 소비자들의 전세 불안심리가 더 강해진 셈이다.

경기도는 7월 122.6에서 지난달 127.0으로 4.4포인트 상승했고, 세종도 136.4로 7월(130.6)보다 5.8포인트 올랐다.

부동산시장 소비자 심리지수는 전국 152개 시·군·구 6680가구와 중개업소 2338곳을 설문조사해 도출한 통계다. 0∼200 범위의 값으로 표현된다. 심리지수가 95 미만이면 하강 국면, 95 이상 115 미만은 보합 국면, 115 이상은 상승 국면으로 분류된다.

소비자들이 어떻게 시장 상황을 판단하고 있는지 알아볼 수 있는 지표라 실제 시장 상황보다 앞서는 경향이 있다. 소비심리가 높아지면 실제 시장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크다. 전세시장의 경우 불안감을 느끼는 소비자들이 그만큼 많아 향후 가격 상승세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반면 지난달 수도권 매매시장 심리지수는 크게 하락했다. 지난달 서울의 주택 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7월 155.5에서 137.5로 18.0포인트 낮아졌다. 여전히 향후 시장 가격 상승세가 나타날 것이라는 인식이 크지만 일부 집값 상승에 대한 불인심리가 누그러졌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시장에서는 정부가 7·10 대책을 내놔 다주택자에 대한 세제를 대폭 강화했고, 8·4 대책으로 수도권에 주택 공급을 늘린다고 발표하면서 매매 수요가 관망세를 보이기 시작했다고 분석한다.

경기도의 매매시장 심리지수는 7월 133.3에서 지난달 125.7로 7.6포인트 내렸다. 인천은 112.3에서 112.1로 소폭 하락했다. 행정수도 이전 등의 영향을 받은 세종은 7월 176.7까지 올랐다가 지난달 165.0으로 11.7포인트 내렸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