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US오픈에서 각각 부상과 출산으로 인한 부진과 공백을 극복하고 성과를 낸 남자 단식의 앤디 머레이(110위·영국)와 여자 단식의 스베타나 피롱코바(156위·불가리아)가 와일드카드로 올해 세 번째 메이저 대회인 프랑스오픈에 출전한다.
프랑스 테니스협회는 15일 올해 프랑스오픈 와일드카드 출전자 명단을 발표하며 두 선수의 이름을 포함시켰다.
머레이는 메이저 대회 남자 단식에서 세 차례 우승했고, 프랑스오픈에선 2016년 준우승을 차지한 선수다. 하지만 허리와 고관절 부상으로 인해 최근 은퇴에까지 내몰렸다. 지난해 1월 호주오픈을 앞두고는 2019시즌이 자신의 마지막이 될 것이라 밝히기도 했다. 지난해 호주오픈에선 단식 1회전에서 패했고, 복식(윔블던)에서만 1회전을 통과했을 정도.
때문에 머레이가 지난 US오픈에서 니시오카 요시히토(49위·일본)를 1회전에서 누른 건 그 자체로 화제가 됐다. 한때 남자 테니스 ‘빅3’에 대적할 선수로 이름을 날렸던 머레이가 2018년 US오픈 1회전 승리 이후 약 2년 만에 거둔 메이저 대회 승리여서다. 랭킹 100위권 아래인 머레이는 와일드카드를 받아 프랑스오픈에서 또 한 번의 도전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여자 단식에선 피롱코바가 와일드카드의 주인공이 됐다. 피롱코바는 2017년 윔블던 이후 출산하느라 약 3년의 시간 동안 코트를 떠났다가 지난 US오픈에서 복귀했다. 하지만 긴 공백기가 무색하게 복귀한 대회에서 단식 8강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8강전에선 또 다른 ‘워킹맘’ 세레나 윌리엄스(9위·미국)를 만나 첫 세트를 따내는 등 선전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2016년 프랑스오픈 8강이 대회 최고 성적인 피롱코바가 이번 대회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지도 관전 포인트가 됐다.
이번 프랑스오픈은 27일부터 2주 동안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계속되는 우려에도 이번 대회는 하루 1만1500명의 관중을 받는다.
US오픈을 건너뛴 ‘흙신’ 라파엘 나달(2위·스페인)은 통산 13번째 이 대회 남자 단식 우승에 도전한다. US오픈에서 불의의 실격패를 당한 노박 조코비치(1위·세르비아)와 US오픈에서 20대 선수로선 최초로 메이저 우승 타이틀을 거머쥔 도미니크 팀(3위·오스트리아)이 클레이 코트에서의 나달의 아성에 도전한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