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창덕궁’ 내 가상 콘퍼런스홀에서 기조연설과 강연이 이뤄지고 ‘세빛섬’에서는 한강을 배경으로 토론세션이 진행된다. ‘서울식물원’에 마련된 네트워킹 라운지에서는 전 세계 참석자들이 (화상)채팅, 음성 등을 통해 실시간 소통한다.
이처럼 창덕궁, 세빛섬, 서울식물원, DDP 옥상정원, 남산 N서울타워 등 서울의 5개 주요 명소가 3D 가상 국제회의장으로 재탄생한다. 서울시와 서울관광재단은 17일~18일 새로 개발한 ‘3D 가상공간 서울’에서 ‘제8차 국제협회연합(UIA) 아시아‧태평양 총회’를 개최한다고 15일 밝혔다. 1907년 설립된 국제협회연합은 국제협회 및 단체들의 효율적 운영을 위해 관련 정보를 수집‧분석하고 국제회의 개최실적 등을 집계하는 기관이다. 서울시는 UIA가 매년 발간하는 ‘국제회의 통계 보고서’에서 최근 5년 연속 세계 3위의 국제회의 도시로 선정됐다. 국제협회연합 아‧태 총회는 전 세계 23개국 150여 명이 참석하는 대표적인 국제 행사다.
서울시와 서울관광재단은 지난해 2월 제8차 국제협회연합 아‧태 총회 유치 성공 이후 준비해온 회의를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비대면’ 방식으로 전환, 서울을 배경으로 한 3D 가상회의 플랫폼인 ‘가상회의 서울’을 개발했다. 도시 자체를 마케팅하는 가상 플랫폼 형태로는 세계 최초다. 3D 가상회의 플랫폼에는 창덕궁, 세빛섬, 서울식물원, DDP 옥상정원, N서울타워 등 5개 주요 명소가 3D 가상 국제회의 행사장으로 꾸며져 클릭 한 번으로 전 세계 23개국 비대면 참석자들이 실제로 서울을 방문한 것처럼 발표와 강연, 네트워킹 같은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서울시는 화상회의 시스템을 활용한 웨비나(webina·웹+세미나)나 1:1 온라인 미팅 같은 기존의 ‘비대면’ 방식에서 한 단계 나아가 ‘도시 마케팅’ 전략을 결합해 포스트코로나 시대 MICE 산업의 새 가능성을 제시한다는 목표다. 특히 정교하게 표현된 3D 그래픽 기술부터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갖춘 이벤트, 화상회의 등의 다양한 기능까지 가상의 공간 서울에 구현된 모든 기술은 국내 IT 기업과 스타트업과의 협업을 통해 이뤄졌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서울시와 서울관광재단은 이번에 개발한 3D 가상회의 플랫폼을 향후 MICE 업계에서 개최하는 온라인 행사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제공할 계획이다. 서울을 배경으로 조성된 가상의 공간에서 온라인 행사들이 열릴 수 있도록 지원해 민간업계 3D 가상공간 개발비를 절감하고 MICE 대표도시 서울을 알리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총회 참가자 등록비는 MICE 업계에 진출하기 위해 공부 중인 서울 거주 저소득층 청년에게 전액 기부될 예정이다.
제8차 국제협회연합 아‧태 총회에 대한 자세한 내용과 3D 가상회의 플랫폼 소개 영상은 UIA 공식 홈페이지(https://uia.org/roundtable/2020/asiapacific)에서 확인할 수 있다.
주용태 서울시 관광체육국장은 “국제협회연합은 MICE 산업과 관련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국제기구로 UIA 아‧태 총회 서울 유치 자체도 매우 큰 의미가 있다”며 “이번에 획기적으로 개발한 ‘3D 가상공간 서울’을 통해 서울의 MICE 경쟁력과 서울관광 콘텐츠를 알리는 기회로 만들어 세계 MICE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김재중 선임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