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가 자민당 총재 첫 기자회견 “파벌은 없다… 헌법 개정에 도전”

입력 2020-09-14 22:07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이 14일 자민당 총재 경선에서 차기 총재로 선출된 뒤 도쿄의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14일 일본 자민당 새 총재로 선출돼 이틀 뒤 후임 총리에 취임하는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국정 운영에 대한 청사진을 밝혔다. 과감한 등용 인사와 헌법 개정에 대한 의지를 밝혔고, 중의원 조기 해산에 대해서는 팬데믹 대응이 먼저라며 말을 아꼈다.

이날 NHK방송에 따르면 스가 신임 총재는 회견을 시작하면서 “지금까지 현장에 귀를 기울이며 뭐가 문제인지 하나하나 파악하며 일을 해왔다”며 “자민당 총재에 취임한 지금, 이상한 부분이 있으면 철저하게 점검해서 일본을 앞으로 나아가게 하고자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내각 구성 방향성에 대한 질문을 받고 “아베 정권을 계승할 방침이라 살림살이를 물려받는 소폭 개조가 아닌가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총리가 바뀌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관공서의 상명하복과 전례주의, 기득권 지키기 문화를 타도하고 규제 개혁을 제대로 진행하고 싶다”면서 “개혁 의지가 있고 능력 있는 사람을 모아 국민을 위해 일하는 내각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헌법 개정에 대한 의지도 숨기지 않았다. 스가 총재는 “자민당은 헌법 개정을 당헌으로 해서 창당된 정당”이라면서 “총재로서 헌법 개정에 도전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자민당은 개정하고자 하는 핵심적인 4개 항목을 위주로 개정안을 만들었다”면서 이 항목들을 중심으로 국회에서 각 정당의 입장을 분명히 하고 우선 헌법심사회를 움직여 나가야 한다. 국민 내 헌법 개정 분위기를 높여 나가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가 언급한 4개 항목은 자위대 명기와 교육 무상화, 긴급사태 대응, 참의원 선거구 합구 문제 해소다.

당내 5개 파벌의 지원을 받아 당선된 만큼 파벌이 정권 운영에 입김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에는 “파벌의 폐해는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거듭 말하지만 수직적 기득권과 악한 전례주의를 타파해가는 것이 나의 일”이라며 “나만의 정책으로 큰 득표를 했으므로 내가 목표로 하는 정치를 안정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환경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내년 9월에 임기가 만료되는 중의원 선거를 조기에 치르는 문제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이 팬데믹이 가라앉았다고 판단하지 않는 한 중의원 해산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며 “얽힌 문제들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중의원 조기 해산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얘기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