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앞두고 초강수 꺼낸 이스라엘 “3주간 전국 봉쇄”

입력 2020-09-14 18:15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예루살렘에서 재러드 쿠슈너 미국 백악관 선임보좌관과 회담한 뒤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스라엘이 명절 연휴를 앞두고 코로나19 2차 확산을 막기 위해 전국 봉쇄령이라는 극단적인 카드를 꺼냈다.

13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이스라엘 내각은 이날 코로나19 확산세를 잡기 위해 3주간의 봉쇄령을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봉쇄령은 우리나라 새해 연휴에 해당하는 ‘로쉬 하샤나’의 시작일인 오는 18일 오후 2시부터 3주간 시행된다.

봉쇄가 시작되면 전 국민은 거주지 500m 반경 안에서만 이동이 가능하다. 연휴 동안 친지 방문 목적의 지역 이동도 허용되지 않는다. 실내에서는 10명, 실외에서는 20명 이상의 모임이 금지된다.

또 학교와 쇼핑몰, 호텔 등은 폐쇄된다. 그 외 민간 사업장은 문을 열 수 있지만 손님을 받는 것이 금지돼 사실상 개업 휴점 상태에 돌입한다. 다만 슈퍼마켓과 약국 등 필수사업장은 영업이 허용된다.

율리 에델스테인 보건부 장관은 “나는 3개월 동안 봉쇄령을 피하려고 시도했고 코로나19와 공존할 수 있도록 모든 수단을 동원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는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의 이같은 조치는 지난 일주일간 크게 확산하고 있는 코로나19를 막기 위해서다. 국제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지난 7일 3300여명을 시작으로 확진자가 계속 늘어 12일에는 4150여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누적 확진자는 15만4000여명에 달한다.

이스라엘은 지난 5월 일일 신규 확진자가 한 자릿수까지 줄어들며 종식을 기대했지만 규제 완화 등 조치가 이어지며 6월부터 재확산세를 띄었다.

당국은 종교 공부에 몰두하는 초정통파 유대교 신자들이 사회적 거리두기 등 규제를 잘 따르지 않는 점을 급증 요인으로 분석하고 예의주시하고 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