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학교봉쇄 옳나…“중국 학생 극단선택 2배 늘었다”

입력 2020-09-14 17:55
교육부가 수도권 유치원, 초중고교 원격수업을 전면 실시한 지난달 26일 서울 화랑초등학교 6학년 2반 교실에서 담임교사가 화상을 통해 제자들에게 수업을 하고 있다. 뉴시스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학교가 몇 달 동안 문을 닫으면서 학생들 사이에서 자살 시도가 증가하는 등 정신건강이 취약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 때문에 빠른 시일 안에 학생들을 학교로 돌려보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데일리메일은 중국 안후이 의대 연구진이 코로나19 사태 전후로 학생들에게 설문을 진행했을 때 봉쇄기간 동안 구체적인 자살 시도가 2배 증가하는 등 아동 정신건강이 취약한 상태로 조사됐다고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은 지난 1월 27일 무기한 휴교에 들어갔다. 이후 약 4달 정도 학교는 문을 열지 않았다. 안후이 의대 연구진은 휴교령이 내려지기 전인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5월까지 9~15세의 학생 1241명의 정신건강 상태를 추적·연구했다.

연구진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과정을 거치며 우울증 증세를 보인 학생은 5월 둘째 주에는 11월 첫 조사에 비해 35% 증가했다. 극단적 선택을 상상해본 학생의 비율도 같은 기간 32% 늘었다. 또 극단적 선택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세운 아이들의 수도 2배 가까이 늘었다. 실제 자살 시도로 이어진 사람도 다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진은 “학교 폐쇄는 또래나 교사, 친척, 지역사회와 물리적으로 고립된 채 오랜 시간을 보낸 학생들의 정신 건강 문제와 연관이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7월 27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는 가운데 미국 텍사스주 포트워스에서 7세 아이가 "학교에 가고 싶다"고 써진 손팻말을 들고 있다. 뉴시스

미국에서도 비슷한 연구 결과가 나타났다. 보스턴대가 이달 초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우울증 증세를 보이는 미국인들은 3배 증가했다. 특히 이 중 18%는 극단적 선택을 할 위험성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전문가들은 바이러스 확산을 막는 봉쇄령이 한편으론 극단적 선택을 유발하는 위험요소라면서 오랜 휴교가 학생의 자살률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새넌 모나트 시라큐스대 정책, 공간 및 인구 건강 연구소(Policy, Place and Population Health Lab) 공동 책임자는 “올해 자살률이 증가할 것이라고 의심할만한 많은 이유가 있다”며 “코로나19 뿐 아니라 스트레스와 불안이 우리 삶에 모든 측면에 스며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역시 “아동을 학교에 보낼 때의 교육 및 정신 건강상 이점이 코로나 19 감염으로 인한 피해보다 훨씬 크다”고 밝혔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