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학교가 몇 달 동안 문을 닫으면서 학생들 사이에서 자살 시도가 증가하는 등 정신건강이 취약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 때문에 빠른 시일 안에 학생들을 학교로 돌려보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데일리메일은 중국 안후이 의대 연구진이 코로나19 사태 전후로 학생들에게 설문을 진행했을 때 봉쇄기간 동안 구체적인 자살 시도가 2배 증가하는 등 아동 정신건강이 취약한 상태로 조사됐다고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은 지난 1월 27일 무기한 휴교에 들어갔다. 이후 약 4달 정도 학교는 문을 열지 않았다. 안후이 의대 연구진은 휴교령이 내려지기 전인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5월까지 9~15세의 학생 1241명의 정신건강 상태를 추적·연구했다.
연구진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과정을 거치며 우울증 증세를 보인 학생은 5월 둘째 주에는 11월 첫 조사에 비해 35% 증가했다. 극단적 선택을 상상해본 학생의 비율도 같은 기간 32% 늘었다. 또 극단적 선택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세운 아이들의 수도 2배 가까이 늘었다. 실제 자살 시도로 이어진 사람도 다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진은 “학교 폐쇄는 또래나 교사, 친척, 지역사회와 물리적으로 고립된 채 오랜 시간을 보낸 학생들의 정신 건강 문제와 연관이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에서도 비슷한 연구 결과가 나타났다. 보스턴대가 이달 초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우울증 증세를 보이는 미국인들은 3배 증가했다. 특히 이 중 18%는 극단적 선택을 할 위험성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전문가들은 바이러스 확산을 막는 봉쇄령이 한편으론 극단적 선택을 유발하는 위험요소라면서 오랜 휴교가 학생의 자살률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새넌 모나트 시라큐스대 정책, 공간 및 인구 건강 연구소(Policy, Place and Population Health Lab) 공동 책임자는 “올해 자살률이 증가할 것이라고 의심할만한 많은 이유가 있다”며 “코로나19 뿐 아니라 스트레스와 불안이 우리 삶에 모든 측면에 스며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역시 “아동을 학교에 보낼 때의 교육 및 정신 건강상 이점이 코로나 19 감염으로 인한 피해보다 훨씬 크다”고 밝혔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