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대 할아버지는 어쩌다 사랑하는 손녀를 살해했나

입력 2020-09-14 17:33
후지TV 화면 캡처

일본에서 80대 할아버지가 한밤중 자신의 손녀를 흉기로 마구 찔러 살해하는 일이 일어났다. 사건 당시 할아버지는 술에 취한 상태였으며 자신에게 잔소리하는 손녀에게 잔뜩 화가 나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요미우리신문 등 현지 언론은 지난 10일 후쿠이현 경찰이 후쿠이시 구로마루조정에 사는 도미자와 스스무(86)를 살인 혐의로 체포했다고 14일 밝혔다.

매체에 따르면 도미자와는 지난 9일 밤 집에서 자고 있던 손녀 A양(16)을 흉기로 마구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숨진 A양은 후쿠이시의 다른 지역에서 부모와 함께 살다가 얼마 전 할아버지 집으로 옮겨왔다. 도미자와는 평소 이웃들에게 손녀와 함께 쇼핑을 가는 모습이 목격되는 등 손녀와 사이가 좋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이웃 주민은 매체에 “두 사람 사이에 갈등 같은 것은 없었다”며 “도미자와는 늘 손녀를 상냥하게 대했다. 같이 장을 보러 가면 뭐든지 사주고 용돈도 줬는데, 설마 이런 일이 일어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후지TV 화면 캡처

A양이 다니던 고교 관계자도 “명랑한 성격의 A양은 대학을 졸업한 뒤 학교 선생님이 되기를 희망했다”며 “사건 당일인 9일에도 정상적으로 등교했는데, 믿을 수 없다”고 전했다.

범행을 저지른 후 도미자와는 자기 아들인 A양의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어 손녀를 살해한 사실을 직접 자백했다. 이후 경찰 조사에서 그는 “당시 술에 취해 있었고, 손녀가 나를 심하게 나무라는 바람에 화가 났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손녀의 상반신에 많은 상처가 있지만 반항한 흔적이 없는 것으로 보아 누워 자고 있을 때 할아버지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며 “두 사람이 어떤 이유로 서로 다툰 후 도미자와가 분을 이기지 못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송혜수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