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미디어 틱톡을 운영하는 중국 바이트댄스가 미국 사업부 인수 협상자로 당초 예상됐던 마이크로소프트(MS) 대신 오라클을 선택했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오라클이 MS를 제치고 틱톡 매각 협상의 우선 협상자로 선정됐다고 보도했다. 바이트댄스는 “매각 협상에 있어 오라클이 신뢰하는 기술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MS는 이날 성명에서 틱톡을 인수하지 않겠다고 설명하며 “우리의 결정이 틱톡 이용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며 “국가 안보 수호 측면에서도 타당한 선택이라고 확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압박 속에 미국 사업부 매각 절차를 밟고 있던 틱톡은 MS와 오라클을 대상으로 협상을 진행해왔다.
MS는 현금 동원력이 오라클보다 3배 이상 우월하다는 점에서 틱톡을 최종 인수할 것으로 예상됐다. 기업 고객을 주로 상대하며 소셜미디어 운영 경험이 전무한 오라클과 달리 링크드인과 엑스박스 등을 운영하며 개인 고객을 많이 보유했다는 점도 MS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였다.
이같은 예상을 깨고 오라클이 최종 협상자로 선정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8월 인수 경쟁에서 오라클의 손을 들어줬다는 점이 원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을 지적했다.
오라클의 창업자인 래리 엘리슨은 연초 자신의 자택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위한 후원회를 개최한 경력이 있다. 2016년 선거 당시에는 사프라 캣츠 오라클 대표이사가 트럼프 캠프에서 일하기도 했다.
하지만 바이트댄스의 매각 방침인 ‘알고리즘을 제외한 매각’을 트럼프 대통령이 승인할지는 미지수다. 중국 정부는 2주 전 수출 규제안을 통과시키고 알고리즘과 같은 주요 기술에 대한 수출을 정부 승인 없이 할 수 없도록 못박았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바이트댄스는 이같은 규제안에 따라 그 어떤 미국 매수자에게도 틱톡의 소스코드를 제공하지 않을 계획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에 반발해 매각을 불발시킨다면 틱톡은 15일 이후 미국에서 사용이 금지된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