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 “코로나 현 상황이라면 취소 불가피”

입력 2020-09-14 16:49 수정 2020-09-14 16:50
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 연합뉴스


부산국제영화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2주 연기돼 축소 개최된다. 부산국제영화제는 또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행사 개최를 위한 임계점으로 현재와 같은 바이러스 확산세가 지속하면 취소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부산국제영화제는 14일 온라인 화상 기자회견을 열고 개·폐막작과 영화제 진행 여부 등 세부 계획에 대한 발표를 진행했다. 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은 이날 행사의 취소 가능성에 대해 “누차 말씀드렸듯이 칸 영화제의 입장과 비슷하다. 올해 영화제를 하지 못하면 온라인에 대한 미련을 갖지 않겠다”며 “저작권 문제라든가 관객을 존중하는 의미에서 상태가 나빠지면 칸처럼 내년으로 넘길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앞서 부산국제영화제 측은 다음 달 7~16일 개최 예정이던 행사를 2주 연기한 21~30일로 조정했다. 올해 영화제는 코로나19로 인해 개막식과 폐막식을 진행하지 않고 관객이 모이는 야외무대 인사와 오픈 토크 등 야외 행사를 취소해 축소 개최될 예정이다. 예년보다 100편가량 줄어든 초청작 68개국 192편은 영화의전당 내 5개 스크린에서만 상영된다. 경쟁부문은 모두 온라인 방식으로 심사가 이뤄진다.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 아시아프로젝트마켓, 포럼 비프, 아시아필름어워즈도 마찬가지로 온라인으로 비대면 방식으로 개최된다.

다만 현재와 같은 코로나19 확산이 지속할 경우 아예 개최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 이사장은 “저희는 국가적 방침을 따를 생각이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나 3단계로 올라가면 당연히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저희 생각에는 2단계가 임계점이다. 2단계라면 어떻게 할지 중앙 정부, 부산시와 의논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방역의 분기점으로 여겨지는 추석 이후 정확한 개최 여부가 판가름 날 전망이다.

올해 영화제 개막작은 홍콩의 전설적 감독들이 함께한 ‘칠중주: 홍콩이야기’가 선정됐다. 이 영화는 홍금보 허안화 담가병 토니 조 원화평 임영동 서극 감독의 작품으로 1950년대부터 근 미래까지 홍콩의 모습을 담았다. 폐막작으로는 타무라 코타로 감독의 애니메이션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이 뽑혔다. 2003년 이누도 잇신 감독이 만든 영화를 애니메이션화한 작품이다.

강경루 기자 r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