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호 세력 늘리는 유명희…암참도 공개 지지 선언

입력 2020-09-14 16:47 수정 2020-09-14 16:50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AMCHAM)가 차기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으로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유 본부장은 미국 현지로 떠나 지지기반을 넓히기 위한 총력전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암참은 14일 성명서를 내고 차기 WTO 사무총장 선거에 출마한 유 본부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암참은 “유 본부장은 국제무역과 세계 경제에 전례 없는 어려움이 있는 시기에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의 수호자다. 원칙에 기반한 리더임을 증명한 유 후보를 지지한다”고 전했다.

이어 암참은 “우리는 유 본부장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세계 경제 부흥을 위해 WTO가 실현해야 할 비전을 이끌 준비가 돼 있다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유 본부장은 암참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왔던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2017년 개시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 당시 유 본부장과 암참은 업무 협력 관계를 맺었었다.

암참은 “(당시 유 본부장은)한·미 양국의 정치·경제 분야 당사자들의 민감한 이해관계에 능숙하게 대응했다. 유 본부장의 지식과 통찰력, 리더십, 경청하는 자세 등을 확인했다”며 유본부장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유 본부장은 WTO 사무총장 선출을 위한 1차 선거 투표 종료시점(16일)을 하루 앞둔 오는 15일 미국으로 출국할 예정이다. WTO 사무총장 선출의 열쇠를 쥐고 있는 미국에 확실한 지지를 호소하기 위해서다. 정부 안팎에서는 유 본부장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대표를 만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앞서 유 본부장은 지난 1~11일 스위스 제네바와 프랑스 파리에서도 WTO 회원국 대사 및 통상장관들에게 호소전을 펼쳤었다. 유 본부장은 당시 유럽연합(EU)에서 무역장관에 해당하는 통상담당 집행위원 필 호건을 만나 지지를 요청하려 했지만, 호건 집행위원이 갑작스럽게 사임하면서 만남은 불발됐다. 다만 EU는 지난 11일 WTO 사무총장 1차 지명자로 유 본부장을 지지하기로 결정했다.

유 본부장은 1차 선거를 무난하게 통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1차 선거는 다득표 순으로 총 후보 8명 중 5명을 통과시킨다. 회원국(164개국) 중 가장 많은 표를 가진 EU(27개국)가 사실상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다. 다만 EU는 1차 지명자로 유 본부장 외에도 케냐와 이집트, 나이지리아 출신 후보도 지지한다고 밝혔었다.

유 본부장이 1차 라운드를 통과하면 2차 라운드 선거 운동에 들어간다. 2차 라운드 일정은 WTO 일반이사회 의장이 회원국 간 협의를 거쳐 추후 발표된다. 2차 라운드에서 다시 3명이 탈락하면 최종 후보 2명이 마지막 경합을 벌인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