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돼지·흑우 유전자원 얼려서 섬·육지 분산 보존

입력 2020-09-14 15:53 수정 2020-09-14 16:04
문화재청과 한국조폐공사가 지난 2017년 협업해 제작 발매한 '한국의 천연기념물 시리즈 기념메달Ⅱ'중 제주 흑돼지 기념메달. 문화재청 제공

흑돼지 흑우 등 제주를 대표하는 천연기념물 가축 유전자원이 제주와 경남 두 곳에서 동결 보존되고 있다.

14일 제주도와 문화재청에 따르면 그동안 천연기념물은 살아있는 동물 상태로 자손을 번식하며 종을 보존해왔다. 그러나 구제역 등 악성질병 확산시 멸종으로 이어질 수 있어 근본적인 대책이 요구됐다.

이에 문화재청은 지난 2017년 정부혁신의 하나로 ‘천연기념물 가축유전자원 관리 계획’을 수립, 현재까지 우리나라 천연기념물 가축 7종 153마리의 정액을 채취해 제주도 축산진흥원(제주시)과 국립축산과학원 가축유전자원센터(함양군) 두 곳에 동결 보관하고 있다. 가축 유전자원을 육지와 섬으로 분리해 한층 강화된 보존체계를 구축한 것이다.

동결 보존한 7종 중 3종은 제주마 제주흑돼지 제주흑우로 제주의 자원이다. 이외 연산화악리 오계(충남 논산), 진돗개(전남 진도), 삽살개(경북 경산), 동경이(경북 경주)의 유전자원이 함께 보존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가축은 이들 7종이 유일하다.

동결 유전자원은 동물의 정자 등 세포를 산 채로 얼려 영하 196도의 액체 질소에 담가 영구 보존 상태로 만든 것을 말한다.

다만 살아있는 동물도 분산 관리가 필요하다는 의견에 따라 제주에서는 제주흑돼지 7마리가 최근 함양의 가축유전자원센터로 보내졌다.

문화재청은 동결된 정자의 생존율 등을 고려해 지속적인 채취, 점검, 교체를 진행할 계획이다.

한편 제주도 축산진흥원은 흑우, 흑돼지, 제주개, 제주닭, 제주마 등 제주 고유의 재래가축 5종 1500마리를 사육하고 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