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교사들 코로나19 학력격차 해소 위해 동분서주

입력 2020-09-14 15:49

광주지역 초등학교 교사들이 코로나 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정상수업을 받지 못하는 학생들의 학력격차를 덜어주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원격 온라인 수업에 적응하기 힘들어하는 어린 학생들을 향한 제자사랑이다.

14일 광주시교육청과 동부교육지원청 등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한 원격수업이 장기화되면서 학생 간 학력격차가 뚜렷해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학교와 달리 학습여건과 환경이 저마다 달라진 데다 학교·교사별 원격수업 방식까지 판이해 학생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각 학교는 ‘구글 미트’ 등 다국적 기업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실시간 쌍방향 수업, 교사가 직접 제작한 콘텐츠 활용수업, EBS 강의자료 수업 등의 방식으로 원격수업을 각각 진행 중이다.

대부분 학생들은 수개월째 접어든 원격수업에 익숙해졌으나 일부는 교과학습에 따른 교사들의 신속한 학력평가를 제대로 받지 못해 학력격차를 판별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일동초교는 원격수업 기간 중 상담활동을 꾸준히 펼치고 있다. 원격수업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의 가정을 교사가 직접 방문하거나 개별적으로 등교하도록 권유해 학생을 교실에서 별도로 가르친다.

지난 여름방학 기간동안에는 기초학력이 부족한 29명의 학생들을 4개팀의 기초지도반으로 편성하고 간헐적 등교수업 등을 실시해 학생과 학부모들의 호응을 얻었다.

일반 학생들에게도 웹캡과 실물 화상기를 활용한 온라인 쌍방향 수업은 물론 학습지를 배부하고 하루 1회 이상의 전화를 통해 수시로 격려해 학습욕구를 북돋아주고 있다.

오치초교 역시 기초·교과 부진학생을 대상으로 학급별 보충지도를 실시해 학생들이 학습에 대한 흥미를 잃지 않도록 했다. 원격수업 방식을 탈피한 보충지도는 교사와 학생 1:1 또는 교사 1명 당 학생 3~5명의 그룹으로 공간을 분리해 진행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하고 진행된 보충지도를 통해 학생들은 교사들에게 다양한 질문을 던지면서 스스로 풀지 못한 문제를 해결했다.

이 학교는 맞벌이 부모를 둔 학생과 저소득층 자녀들의 심리·정서 직원을 위해 지역아동센터 등 지역사회와 연계한 상담활동도 벌였다.

또 특수학급 학생들에게는 대면 지도와 함께 학습꾸러미를 나눠주면서 원격수업을 지원했다. 온·오프라인 혼합 수업의 성과를 높이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문흥초교 역시 학부모 동의를 받아 기초학습 부진학생들을 별도 대면 지도하고 해당 가정과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이와 함께 기초학력 신장을 위한 수학 연산학습지와 온라인 학습내용을 학생들이 스스로 적는 ‘배움기록장’을 제작·배부해 활용하고 있다. 학교 측은 학생들의 학력이 저하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교사들과 머리를 맞대고 논의한 결과 이 같은 방안을 추진하게 됐다.


이들 학교뿐 아니라 대부분 학교는 각 가정과 학생들에게 수시로 전화를 걸어 개별 맞춤식으로 코로나19 확산 이후 학교에 오지 못하는 학생들의 문제 해결을 돕고 있다.

이 같은 교사들의 배려에 학생들은 “온라인 원격수업은 지루하지만 가끔씩 선생님과 만나 같이 공부할 수 있어 공부에 자신감이 생겼다”며 반기고 있다.

보충지도에 참여한 김모(10)군은 “컴퓨터 화면만 말없이 바라봐야 해 답답했는 데 선생님과 즐겁게 대화를 나눌 수 있어 좋았다”며 “하루빨리 코로나19가 끝나 친구들과 다 같이 학교에 나와서 공부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광주 동부교육지원청 김철호 교육장은 “코로나19시대 교육현장의 혼란을 줄이기 위해 우리 모두의 지혜와 슬기를 모아야 한다”며 “학교마다 상황에 맞는 학력격차 해소방안을 찾기 위해 많은 교사들이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고 밝혔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