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무총리는 14일 “이번에 준비한 4차 추경안이 ‘진흙 속에 묻힌 소중한 일상을 들어올리는 지렛대’가 되길 간절히 소망한다”며 조속한 처리를 당부했다.
정 총리는 이날 오후 2020년도 4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 기금운용계획변경안 제출에 관련한 국회 시정연설에서 “정부는 어려운 재정여건 하에서도 민생 회복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극복을 위한 4차 추경안은 7조8000억원 규모로 조성됐다.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계층에 대해 '맞춤형 긴급재난지원 패키지'라는 이름으로 지원될 예정이다.
정 총리는 “한 해 네 차례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하는 것은 1961년 이후 무려 59년만”이라며 “이렇게 전례를 찾기 어려운 중대한 결정을 하기까지는 많은 논의와 고민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그간 국민들의 헌신과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난 8월 중순부터 불거진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다시 위기가 찾아왔다”며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등 방역의 고삐를 죄면서 확산세를 조금씩 잡아가고 있지만, 우리 경제에 미치는 타격은 피할 수 없었다”고 했다.
정 총리는 “코로나19와의 전쟁을 지휘하는 중대본부장으로서, 대단히 안타깝고 송구한 마음”이라며 4차 추경안을 설명했다. 그는 3조8000억원 규모의 ‘소상공인·중소기업 긴급 피해지원’과 1조4000억원 규모로 편성된 ‘긴급 고용안정 자금’ 등을 강조했다. 또 4000억원 규모의 ‘저소득층 긴급 생계지원’과 2조2000억원 규모의 ‘긴급돌봄 지원’의 중요성도 설명했다. 정 총리는 “재원은 국채 발행 7조 5000억원과 중소기업진흥채권 발행 3000억원으로 조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정 총리는 초유의 4차 추경 편성과 관련해 재전건전성 우려가 나오는 데 대해선 “모두가 알다시피 지금은 사상 초유의 위기상황”이라며 “전례 없는 위기는 전례 없는 과감한 대응으로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는 생존 위기에 몰린 국민의 삶과 아픔을 외면할 수 없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이번 추경안을 편성하였다는 점을 널리 이해해 주시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는 2차 긴급재난지원금 선별 지원 방침에 대한 비판 여론을 염두에 둔 듯 “이번 추경안의 지원 대상과 관련한 많은 논의와 고민이 있었다. 모든 국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계신 만큼,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 분들은 아쉬움과 실망이 크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추경은 특별히 어려움을 겪고 계신 분들에게 한자락 희망을 드리기 위한 긴급 조치”라며 “국민 모두에게 드리고 싶지만, 한정된 재원을 감안할 때 피해가 큰 분들을 중심으로 두텁게 지원하는 것은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설명했다.
정 총리는 국회에도 추경안에 대한 조속한 심의와 의결을 요청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