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축구 ‘코리안리거의 날’…골부터 도움까지 종합선물세트

입력 2020-09-14 13:32 수정 2020-09-14 13:33
'특급 활약' 펼친 코리안리거들. 신트트라위던-홀슈타인 킬-SC 프라이부르크 인스타그램 캡처, AFP연합뉴스

유럽 무대에서 활약하는 코리안리거들이 13일(한국시간) 밤부터 14일 새벽까지 새 시즌을 맞아 한꺼번에 공격포인트를 폭발시키며 축구 팬들의 가슴을 뜨겁게 했다. 이재성(28·홀슈타인 킬)이 2골로 포문을 열었고, ‘막내’ 이강인(19·발렌시아)이 2도움으로 화답하며 ‘코리안 데이’가 완성됐다.

이재성은 13일 리엘라싱겐-아를렌(5부리그)을 상대한 독일축구협회(DFB) 포칼 1라운드 경기 전반 22분과 24분 ‘헤더’로만 멀티골을 성공시키며 팀의 7대 1 승리를 이끌었다. 머리를 써서 골을 넣을 걸 예고라도 하듯 헤어밴드를 착용하고 경기에 나선 이재성은 지난 시즌 10골을 넣으며 ‘에이스’로 우뚝 선 자신의 팀 내 입지를 이날 경기를 통해 더욱 단단히 했다.

바통을 이어받은 건 ‘만년 유망주’ 이승우(22)였다. 신트트라위던의 이승우는 14일 끝난 벨기에 주필러리그 5라운드 앤트워프와의 홈경기에서 역시 전반에만 두 골을 몰아쳤다. 약 1년1개월 만의 벨기에 무대 데뷔골을 경기 시작 45초 만에 왼발로 폭발시킨 이승우는 전반 16분 상대 수비 실수로 흐른 볼을 이번엔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하며 2득점 경기를 완성했다. 적은 기회 탓에 잠재력을 발현할 기회가 없었던 이승우는 올 시즌 4경기 중 3경기에 연속 출장하면서 점차 성장하는 모양새다. 신트트라위던은 이승우 활약에도 2대 3으로 패했다.

다음은 독일 분데스리가 SC 프라이부르크의 ‘코리안 듀오’ 권창훈(26)과 정우영(21). 두 선수는 14일 새벽 열린 DFB 포칼 1라운드 발트호프 만하임(3부리그)전에 나란히 선발 출장해 팀의 2대 1 승리를 이끌었다. 권창훈은 전반 19분 동료가 떨어뜨린 볼을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하며 시즌 첫 포문을 열었고, 정우영도 활발한 몸놀림으로 풀타임 활약했다. 특히 전반 23분에는 정우영이 권창훈의 패스를 이어받아 크로스바를 맞춘 슈팅을 날리는 등 향후 두 선수 간 호흡을 기대케 하는 장면도 보였다.

‘한국 축구의 미래’ 이강인은 ‘코리안 데이’의 대미를 장식했다. 이강인은 14일 스페인 발렌시아의 메스타야에서 열린 레반테와의 2020-2021시즌 스페인 라리가 개막전 경기에 선발 출전해 전반전에만 2도움을 쏟아냈다. 0-1이던 전반 12분 ‘택배’ 코너킥으로 가브리엘 파울리스타의 동점골을 도운 이강인은 1-2로 끌려가던 전반 39분엔 전방으로 침투하는 막시 고메스에 절묘한 스루패스를 넣어 발렌시아의 추격에 불을 지폈다. 발렌시아는 첫 경기에서 4대 2 역전승을 거뒀고, 승리의 기반을 놓은 이강인은 향후 발렌시아의 ‘현재’로 우뚝 설 전망이다.

아쉬운 건 큰형님 격인 손흥민(28)의 패배였다. 손흥민은 14일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에버턴과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개막전에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뛰었지만 팀의 0대 1 불의의 패배를 막지 못했다. 손흥민은 세트피스를 전담하며 ‘조력자’나 ‘팀플레이어’ 역할에 집중했지만, 공격 전개조차 제대로 되지 않는 토트넘의 경기력 속에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