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림(30)이 ‘코로나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두 번째 메이저 퀸에 등극했다.
이미림은 14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미라지 미션힐스컨트리클럽(파72·6763야드)에서 열린 2020시즌 LPGA 투어 메이저 대회 ANA 인스피레이션 최종 4라운드에서 이글 1개, 버디 4개, 보기 1개를 묶어 5언더파 67타를 적어냈다.
최종 합계 15언더파 273타로 넬리 코다(미국)·브룩 헨더슨(캐나다)과 함께 공동 1위로 정규 라운드를 완주한 뒤 연장 18번 홀(파5)에서 유일하게 버디를 낚아 우승 상금 46만5000달러(약 5억5200만원)를 손에 넣었다.
이미림의 투어 통산 4승. 2017년 3월 KIA 클래식 이후 3년 6개월 만에 투어 정상을 탈환했다. 2014년 LPGA 투어로 데뷔한 뒤 처음으로 메이저 대회를 정복하는 기쁨도 누렸다.
이미림은 선두 코다에게 2타 차이로 뒤처진 마지막 18번 홀에서 세컨드샷이 그린을 넘어가 우승과 멀어지는 듯 보였다. 하지만 세 번째 타로 시도한 칩샷이 깃대를 맞고 홀컵 안으로 빨려들면서 기적적인 이글을 잡아냈다.
코다는 이미림 다음에 들어간 18번 홀에서 타수를 줄이지 못하고 파를 쳐 승부를 연장전으로 끌고 갔다. 여기에 1타 차 2위였던 핸더슨이 18번 홀에서 버디를 잡고 연장전에 합류했다.
이미림은 연장 18번 홀에서 2m 남짓한 버디 퍼트를 잡고 우승을 확정했다. 정규 라운드의 기세가 꺾인 코다는 6m 거리의 버디 퍼트를 놓쳐 가장 먼저 우승 경쟁에서 밀려났고, 핸더슨이 이미림과 비슷한 거리에서 시도한 버디 퍼트는 홀컵을 지나갔다.
ANA 인스피레이션은 우승자가 포피스 연못에 뛰어드는 우승 세리머니의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이미림은 캐디와 함께 입수했다. ANA 인스피레이션의 정상은 지난해 우승자인 세계 랭킹 1위 고진영(25)에 이어 2년 연속으로 한국 선수의 몫이 됐다.
양희영(31)과 이미향(27)은 최종 합계 7언더파 281타로 공동 15위, 박인비(32)는 1언더파 287타로 공동 37위에 랭크됐다. ANA 인스피레이션에서 올 시즌 처음으로 LPGA 투어 대회에 출전한 박성현(27)은 이븐파 288타를 친 공동 40위에서 완주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