秋 아들 사태 이미 예견? 허술하기 짝이없는 카투사 관리

입력 2020-09-14 08:46 수정 2020-09-14 09:56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1일 오후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 주요 현안간담회에 참석하기 위해 정부서울청사에 도착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군이 지난 4년간 진료 목적 청원 휴가를 나간 카투사(미군 배속 한국군) 병사 대다수의 진단서 등 관련 서류를 보존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군 당국이 그동안 카투사 휴가를 주먹구구로 관리한 셈이다.

14일 주한미군 한국군지원단이 2016∼2019년 카투사 병가를 전수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4년간 카투사 병사 493명이 병가를 사용했다. 현재 카투사에게 적용되는 육군 규정은 병가를 나갈 경우 민간병원에서 진료받은 증명 서류를 제출하고, 소속 부대가 진료비 계산서 등 관련 서류를 5년간 보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군은 전체 카투사 병가휴가자 493명 중 469명(95%)의 병가 관련 서류를 보존하지 않고 있었다. 2016년 병가 인원 91명 중 0명, 2017년 58명 중 2명, 2018년 154명 중 11명, 2019년 190명 중 11명만 관련 서류가 보존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서류가 없는 469명이 실제로 진료를 받았는지, 휴가 당시 서류를 제출했는지 등은 현재로서 확인이 어려운 상태다. 병사가 서류를 제출했다 하더라도 군이 규정을 위반하고 폐기했을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일부 카투사 병사는 행정 기록인 휴가 명령도 누락된 것으로 조사됐다.


일각에서는 카투사가 미군과 한국군의 이중 관리를 받으면서 관리 사각지대가 생긴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카투사는 훈련과 작전 분야에서는 미군 규정을 따르지만 보직 진급·전출·휴가·군기·군법·상벌 등의 인사행정 분야에서는 한국 육군 규정을 따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의혹이 불거진 것은 필연이었다는 지적도 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