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했던 토트넘 경기력…손흥민도 개막전 ‘침묵’

입력 2020-09-14 02:21
손흥민(왼쪽)이 볼 경합을 펼치고 있다. AFP연합뉴스

토트넘 홋스퍼의 ‘에이스’ 손흥민(28)이 새 시즌 개막전에 출전했지만 팀이 당한 불의의 패배를 막지 못했다.

토트넘은 14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2021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라운드 개막전 홈 경기에서 에버턴에 0대 1로 패했다. 손흥민은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뛰었지만 팀 패배를 막지 못했다.

손흥민은 프리시즌부터 경기당 1골(4경기 4골)을 득점, 토트넘이 넣은 9골 중 절반 이상을 책임지며 기대감을 높였다. 첫 상대가 손흥민이 통산 6번 출장해 6개의 공격포인트(3골 3도움)를 올린 에버턴이란 것도 긍정적이었다.

하지만 프리미어리그에서 잔뼈가 굵은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 하에 여름 이적시장에서 하메스 로드리게스-알란-압둘라예 두쿠레 등 이름값 있는 선수들을 보강한 에버턴은 만만치 않았다. 하메스와 히샬리송을 이용한 빠른 역습으로 토트넘 수비를 꾸준히 위협했다.

손흥민은 전반 동안 프리킥과 코너킥을 전담하며 ‘해결사’보단 ‘조력자’로서 빛났다. 전반 23분 도허티의 장거리 패스를 좌측면에서 이어받아 골키퍼와 최종 수비 사이로 날카로운 크로스를 시도했지만 아쉽게 슬라이딩한 케인의 발에 볼이 닿지 못했다. 전반 32분 역습 상황에선 롱 볼을 이어받았지만 욕심을 부리지 않고 뒤에서 쇄도하던 알리에게 연결했다. 하지만 알리의 슈팅이 상대 골키퍼 조던 픽포드의 선방에 막혔다.

에버턴은 오히려 전반 36분 하메스가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자신을 일약 스타덤에 오르게 한 왼발 중거리 슈팅을 시도하며 토트넘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득점한 뒤 환호하는 에버턴 선수들. AP연합뉴스

무리뉴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전반 내내 적은 활동량을 보여준 델레 알리를 빼고 무사 시소코를 투입하며 변화를 꾀했다. 하지만 에버턴은 후반 시작 단 9분 뒤 먼저 앞서갔다. 왼 측면에서 얻어낸 프리킥 상황에서 도미닉 칼버트-르윈이 후방에서 쇄도한 뒤 높은 점프로 볼에 머리를 정확히 갖다 대 토트넘 골망을 갈랐다.

무리뉴 감독은 후반 20분이 다 돼가자 손흥민을 투톱으로 올리고 더욱 공격적인 역할을 맡겼다. 하지만 시무스 콜먼을 필두로 한 에버턴 수비수들은 손흥민이 볼을 잡으면 바로 압박했고, 손흥민은 별다른 해결책을 찾아내지 못했다. 그런 가운데 에버턴은 히샬리송의 날카로운 슈팅을 앞세워 보다 효율적인 공격을 펼쳤다. 결국 토트넘은 전개도 제대로 되지 않는 소득 없는 공격을 지속한 끝에 홈 개막전 패배란 악재를 떠안았다.

지난 시즌 중반 부임해 성적을 끌어올리고도 토트넘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이란 목표를 이루지 못한 무리뉴 감독은 ‘2년차’를 맞아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 맷 도허티 등을 영입하며 반등을 꾀했지만 첫 경기부터 스텝이 꼬이게 됐다.

한편 이날 올 시즌부터 프리미어리그를 독점 생중계하는 SPOTV NOW의 어플리케이션이 한동안 접속 장애를 겪어 이날 손흥민의 첫 경기를 보기 위해 기다리던 팬들이 경기 일부를 놓치고 각종 커뮤니티 상에 불만을 토로하는 일이 발생했다. SPOTV는 전날도 같은 문제가 발생해 “재발 방지를 철저히 하겠다”고 약속했지만 문제는 반복됐다. SPOTV는 부랴부랴 유튜브로 우회 중계를 병행했지만, 근본적인 서비스 개선이 시급할 전망이다. 이날 유튜브 동시 시청자 수는 경기 중 한 때 24만명에 달했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