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출신의 한 과학자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중국 우한 실험실에서 인위적으로 만들어졌음을 입증할 과학적 증거를 갖고 있다”고 폭로해 바이러스의 기원에 대한 논쟁이 다시 시작될 전망이다.
바이러스 학자인 옌리멍 박사는 지난 11일(현지시간) 영국 ITV 방송과의 화상 인터뷰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우한 시장에서 최초 발생했다는 대대적인 언론 보도는 ‘연막’”이라면서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자연 발생한 것이 아니라 실험실에서 만들어졌다”고 밝혔다.
이어 “바이러스가 만들어진 연구소는 정부의 통제를 받는 우한의 연구소”라면서 “비밀 장소에서 화상 브리핑을 통해 바이러스가 중국 실험실에서 발원했다는 보고서를 곧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옌리멍 박사가 가리킨 곳은 앞서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출 의혹이 제기된 우한바이러스연구소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홍콩대 공중보건대학에서 바이러스학과 면역학을 전공한 그는 “바이러스 기원을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그것을 극복할 수 없고, 모든 사람들의 생명을 위협할 것”이라면서 “진실을 말하지 않으면 내가 후회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폭로 이유를 밝혔다.
옌리멍 박사는 코로나19가 전세계적에 확산하기 전인 지난해 12월31일 지도교수로부터 “우한에서 발생한 신비로운 바이러스에 대해 조사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후 본토의 전문가들과 접촉해 바이러스에 대한 1차 자료를 입수했다고 밝혔다.
우한시 당국이 당시 이미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유전자 서열 정보를 보유했다고도 그는 밝혔다. 우한시 당국은 지난 1월 중순에야 바이러스 유전자 서열 정보를 확보했다고 주장해 왔다.
그는 “이런 사실을 지도교수에게 보고했고, 지도교수는 비밀을 지키라고 지시했다”면서 “사람 간 감염 사례가 이미 발생해 유행병이 될 것이라고 윗선에 알렸으나 아무런 조치가 없었다”고 증언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이 폭로에 대해 “어떤 지연이나 은폐도 없었다”면서 “우한에서 발병 사례가 확인되자마자 즉각 확산 방지를 위한 조사를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홍콩대 측도 “우리가 이해하고 있는 주요 사실과 옌리멍 박사의 주장은 일치하지 않는”면서 “그는 지난해 12월부터 올 1월까지 코로나19 사람 간 전염 연구를 진행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옌리멍 박사는 지난 4월 말 홍콩을 떠나 미국으로 도피한 상태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