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의 오렌지빛 하늘… “대기질 역대최악”

입력 2020-09-13 21:22
12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등 미국 서부 해안의 3개 주(州)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이 점점 더 확산하며 사망자가 31명으로 늘었다. 연합

캘리포니아 등 미국 서부 해안의 3개 주(州)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이 점점 더 확산하며 사망자가 31명으로 늘었다.

실종자가 급증해 방재당국이 대형참사에 대비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지역은 2차 세계 대전 이후 폭격으로 폐허가 된 유럽 도시를 연상시킨다고 미국 언론은 전했다.

하늘을 오렌지색으로 물들인 연기로 대기질은 역대 최악을 기록하고 있다.

CNN 방송에 따르면 12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오리건·워싱턴주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대형 산불이 이 지역을 매연으로 뒤덮으면서 진화와 실종자 수색 작업을 더 어렵게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망자는 31명으로 늘었다고 AP통신은 집계했다. 캘리포니아주에서 20명, 오리건주에서 10명, 워싱턴주에서 1명의 사망자가 각각 발생했다.

이 중에는 워싱턴주의 1살배기 남자 아기와 불에 탄 차 안에서 개를 끌어안은 채 숨진 13살짜리 오리건주의 소년도 있다.

다만 실종자들이 많아 앞으로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또 오리건주에서 50만명에 대피명령이 내려진 것을 비롯해 수십만명이 화마에 집을 잃으면서 갈 곳 없는 처지가 됐다.

오리건주 방재당국은 잿더미에서 시신 발굴이 이어지자 “대형참사”에 대비하고 있다.

연합

미 전국합동화재센터(NIFC)에 따르면 이날 기준 아이다호·몬태나주를 포함한 미 서부 지역에서는 약 100여건의 대형 산불이 진행 중이다.

서부 3개 주의 피해 면적만 따져도 1만9125㎢로 대한민국 국토 면적(10만210㎢)의 약 5분의 1(19.1%)에 해당한다.

미 연방정부가 운영하는 대기질 감시 서비스 ‘에어나우’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오리건·워싱턴주 대부분 지역과 아이다호주 일부 지역은 산불로 하늘이 오렌지색으로 변하면서 대기질이 건강에 해로운 수준이다.

AP통신은 오리건주 주도인 세일럼의 대기질이 512를 기록해 0∼500까지인 기존 계측 범위를 넘어서 1985년 모니터링을 시작한 이래 최악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또 의사들은 산불로 인한 연기가 사람들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더 취약하게 만들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